조용한 연못가에
바람이 인다.
수초의 흔들림과
물결의 일렁거림을 보며
사내는 박아놓은 못 같이
움직임이 없다.
가끔
바람에 흩어지는 머리카락을 쓰는 듯
앞머리를 넘겨 가며
계속 연못을 응시한다.
피곤한 듯
엉거추츰 한 자세의 사내는
난간에 기대어있다.
뒤엉킨 실타래를 찾아내려는 듯
그 실 끝을.
잠겨 진 물속 깊은 곳을
헤집는 양
가끔 옅은 신음 소리를 낸다.
연못에 일렁이는 바람은
푸는 듯 엉키는 듯
수초 잎 에 머문다.
아무것도 아닌데...
찾다 내팽개쳐 버리는 생각처럼
중얼 거리며 주위를 힐끔 돌아보다
어께가 결리는 듯
팔을 뱅뱅 돌려보며
자리를 뜬다.
2012.6.14
선흘리 연못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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