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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풍경 이야기/사진일기

설풍(雪風)

 

 

 

눈바람이 시야를 가린다.

세차게 휘몰아치는 바람은

들녘에 내린 눈을 휘감아

하늘로 세차게 뿌려 올린다.

 

순간마다 뿌려진 눈은

하늘을 가득 채우고

하늘과 땅을 덮여 버린다.

나무 가지 끝 바람 타는 소리와

억새풀잎 스쳐가는 소리

넓은 목장 길의 겨울은

너무 매섭다.

 

순간순간 보여주는

자연속의 모습은

우리네 삶과 비슷하다.

푸른 하늘과 구름

햇살..

언제인 듯 감춰지는 변덕스러움

그 길에 서서 나를 본다.

그리고 중얼거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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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풍(雪風)에 가슴 내

어지러운 구풍(颶風)을 잠재운다.

 

천지 분간을 못하는

눈보라가 나를 덮여

내가 휘청 이어도

 

나를 바로 가누지 못하게 하는

마음속 구풍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닐 진데..

 

이 가슴 내여

설풍에 씻겨 내면

 

저 멀리 둥실 구름 가는

파란 하늘가 바람처럼

내 바람도

연풍(軟風) 으로 바뀌어 질려나.

 

201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