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뿌연 날
조그마한 마당에 들어선다.
한 여인이
빨래한 옷을 털며 널고 있다.
시골 아낙네 같지 않은 모습이
그녀의 눈빛과 미소에서 보여 진다.
조용한 얼굴?
차분한 느낌이 든다.
시인의 집으로 들어섰지만
혹여 다른 사람일까 싶어
스치는 생각 속에 바라보았지만
금세 긍정적으로 고개를 끄덕여 진다.
저 여인이 손세실리아 시인이구나..
언젠가 시집에서 보았던 얼굴이지만
“혹시 손 시인님 이십니까?”
제주어의 무뚝뚝한 억양으로 들어보고는
그녀의 앞으로 성큼 다가선다.
빨래를 널다말고
바라보며 끄덕이며 대답하는 그녀에게
반가움이랄까..언젠가 꼬옥 들려봐야지 하는 마음이 있었기에
손을 내밀었다.
물기에 젖은 듯 시원한 느낌이 드는 손
조그마한 손을 잡으며
반가움의 인사를 건넨다.
입가에 번지는 미소와 눈빛
조용함이 있어
“아하” 시인의 모습은 이런 건가?
그렇게 손 시인과의 첫 상면이 이루어진다.
조그마한 마당에 있는 꽃 화분
마당을 꾸며놓듯 일반 가정의 화분자리와는
조금 다르게 놓여 있는것 같다.
제주 돌담의 아기자기한 맛과
제주의 안거리와 밖거리 의 조그마한 집
안거리에는 바쁨이 보이듯 살림살이가 조금 눈에 들어온다.
밖거리 찻집으로 들어서는 순간
탁자의 배열과 의자의 모습
참 깨끗하다는 느낌과
한지의 둥그런 등갓과 옛 초가집을 개조하여 눈길을 주는 천정
아담하다는 표현으로 될까 모르겠다.
흘러나오는 불교풍의 음악
창문 넘어 보이는 바다와 돌담
조그마한 공간의 뒷 마당?은
바다를 바라보며 감상하기에 충분하다.
연잎모형으로 조각된 철 구조물과 외등
그리고 간판,
셈세 하면서도 멋있게 조형되어 시인의 집에 걸맞게
분위기를 나타낸다.
찻집에서 주문한 메뉴를 손수 부지런히 요리하고 만드는 모습
올레길 코스에 있어 걸어놓은 간세인형,,
많은 올레꾼들이 찾기에 같다 놓았다는데
줄에 하나씩 여러 종류를 대롱거리게 걸어놓았다.
흘러나오는 불교풍의 음악 속 의자에 기대여 조그마한 여유를 느끼며
벽에 붙여진 손 시인의 시
그리고 시집들
많은 시집들의 제목을 훓터 보며
손 시인의 분주한 모습을 바라본다.
우리 일행 뒤에 따라 들어온 사람이 있어
늦어지는 주문에 미안함을 이야기하는 배려까지
뭔가 다르게 느껴지는 마음은 시인이라서 그런걸까?
그 조용한 분위기를 모르듯
원래 목소리가 큰 나는 작게 이야기해도 크게 들린다.
일행과 이야기를 하면서도
미안한 감을 미쳐 깨닿지 못했다.
그래도 주문한 딸기 쥬스 대신 토마토 쥬스를 드시라는 손 시인의 말에
토마토는 정력제 인데 이야기 하면서 모두 한바탕 웃는다.
복이 없는지 어느 음식장소에 가면 내 뒤를 따라서 꼬옥 사람들이 따라와
대접을 못 받는다는 이야기에 내복을 나누어 주고 있다는 일행의 덕담과
자주 오라는 손 시인의 말에 한번 더 웃고는
점심 전 이지만 맛있고 양이 많은 토마토 쥬스 한잔에 배가 든든한 것 같다.
이왕 먹는 김에 떡을 더 달라고 하며 점심까지 배 채우고 가자는 말에
시루떡을 낼름 집어 먹어본다.
조용하고 운치가 있는 시인의 찻집
잠시 느꼈던 시간들
언젠가 한번 꼬옥 와 보리라 생각했던 곳에서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다.
바닷가 자그마한 집
그 속에 시인의 모습이 있고
시인의 삶이 있다.
시인의 모습을 보아서 인지
미쳐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돌맹이와 마당구석까지
뒤돌아 나서는 시인의집 간판까지
아담함과 조용함,
그 느낌을 간직해본다.
2011.5.16
손세실리아 시인의 집은
올레18코스 조천읍 조천리 조천초등교 뒤쪽에 있다.
지나는 길목 차 한잔에 휴식으로 머물고 싶은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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