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사
이른 아침
창가를 가득채운 아침 햇살에 눈이 부시다.
뜨다만 눈가를 손으로 부비며
발가락 끝에 힘을 모아 몸을 지탱하다 풀썩 누워버린 등에 전해오는 포근함
마냥 있어보고픔 도 있지만 자리를 털어낸다.
잠시 눈을 감고 명상의 시간을 가지며
하루의 돈 버는 시간을 나누워 무엇을 할까 생각을 해본다.
산촌을 지나는 뻐꾸기 소리가 들린다.
가까운 듯 들리더니 금세 멀어져 간다.
오랜만에 날씨가 좋아 농촌의 아침 손길이 바빠짐을 알려주듯
잊어버리지 않게 곡식의 손길의 기다림을 일깨워 준다.
난실에 스며드는 아침햇살
며칠 장마 비처럼 내렸던 축축함을 벗겨내는 듯 하다.
작년에 크다 멈추어 버린 난 잎들이 여린 속살을 보이며
많이 크고 있는 것이 선명하게 보인다.
퇴화되어 누렇게 변하는 잎들이며
끝내 회생하지 못하고 시들어가는 한포기의 난
다가선 눈가에 보이는 난들을 바라보며 잠시 시간을 같이해 본다.
몇 화분의 난들은 벌써 표토를 뚫고 신아를 내밀고 있다.
가온을 하지 않기에 늦은 감도 있지만
자연의 생육이 더 좋을 것 같다.
언제나 이만 때 쯤에 느끼는 것 이지만
새로운 신아가 보일 때 마다 하루 몇 번이고 바라다 봐도 싫증이 안 난다.
어린애기 바라보는 마음인가.
어제 화단에 심어놓은 꽃을 바라본다.
왠지 빙그레 웃음이 나오는 내 자신에
언 듯 어제의 일들이 스쳐 지나간다.
돈 벌러 가는 길
차창 밖 하늘이 무지 맑다.
유난히 파랗게 보여 지는 하늘,
구름도 유난한 하늘의 색에 부끄러운지 숨어 버렸다.
한라산 능선을 따라 길게 퍼져 있는 구름
아침햇살에 초목이 숨을 쉬는 숨결이려니..
일요일 아침의 시작도 이렇게
지나치는 차량의 바쁨 속에 시작된다.
아침 햇살 속
쭈삣한 야자수 나무 잎세 의 흔들림
아침 바람마저 시원함에 모두에게 좋은 하루가 될 것 같다.
201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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