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날
불교문화대학 야외 행사가 있어 바쁘게 보냈다.
오랜만의 많은 법우들과의 만남 속에 화기애애한 분위기와 웃음 속에
뜻있는 시간이 되었고 또한 뒤 돌아 보는 시간이 되어 좋았다.
10월의 마지막 날
어쩌면 계절의 문턱 같이 가을이 다 가버린 것처럼 느껴진다.
아직 남아있는 시간은 낙엽 의 빛깔 속에 있는데..
우연히 야유회 장소가 예전 87년도부터 난 탐사로 자주 왔던 근처이다.
천왕사 계곡으로 이어지는 냇가에 제법 맑은 물이 많이 흘렀는데
지금은 많이 자라버린 수목과 넝쿨로 접근하기가 쉽지 않다.
예전 기억을 더듬으며 숲 속으로 들어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두툼하게 깔린 솔잎과 부엽토의 냄새 ,
가끔 바람결 거름 냄새처럼 쾌쾌하게 코 끗을 스치는 내움은 익숙하게 맏아왔던 숲의 냄새이다.
그 내움 따라 심호흡 해 보며 이리저리 어슬렁거린다.
시간이 많이 지난 탓인지 장소를 찾지 못하고 뱅뱅 그 자리를 맴돈다.
솔잎위에 많은 넝쿨과 많이 커버린 나무들,
솔잎위에 누워보고, 엎드려 난을 바라보았던 그 시절과는 전혀 다르게 변해 있었다.
솔나무 사이로 햇살을 받으며 누워보고 엎드려 난을 탐사하던 그 시간들
난을 가까이 하면서 느낄 수 있었던,느끼고 있는 행복이 아닌가 생각을 해 본다.
빨갛게 익어가는 열매며 가을의 색으로 채색되어 가는 나무 잎
나무를 타고 휘감아 올라가는 넝쿨들,
이제 빨갛게, 노랗게, 깊어가는 가을의 하늘아래 팔랑거린다.
이름모를 열매의 씨앗들을 바라보며 가만가만 담아본다.
이 가을에 맺혀진 씨앗은 내년을 기다리며 깊은 잠을 잘 것이다.
들녁 넘어 보이는 어승생 악 과 초원의 소나무
구름의 모습과 하늘의 빛이 10월의 마지막 날인가 더욱더 아름답다.
구름모습도 원을 그리며 오름과 더불어 10월을 나타내는 것 같다.
즐거움이 있고 뜻 깊게 나를 바라 볼 수 있었던 10월의 마지막 날은 이렇게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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