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의 산행
오랜만에 하늘의 푸르름 과 하얀 구름
붉어져 피어나는 억세 의 물결 속에
나의 마음을 맏겨 본다.
조바심 나는 오름의 오랜만의 등반 이었기에
두근거리는 가슴의 숨결을 쓰다듬으며
아침 공기에 숨결을 크게 벌려
심호흡 하며 오름의 광경을 그려 본다.
낙엽 냄세 가 물씬 풍기는 오솔길
비가 온 뒤라 미끌 거리는 등반길에서
붉은오름 의 기슭에 높게 뻗어 나아간
숙이나무 를 바라보며 그 내움 을 맏아 본다.
오랜만에 들이켜 보는 산 냄세는
아픔을 잊을 만 하게 향기롭기 까지 하다.
무의미한 산행이 아니었기에
가을의 바람결 역시 상큼 하기도 하다.
등반 오솔길에 떨어진 틀(탈) 열매를 맛보며
그 달콤함에 혀끝을 되돌리며
그 맛을 음미하며 산행을 하는 그 기분은
말 그대로 달콤한 산행 이었다.
높게 자란 나무과 우거진 숲으로
분화구를 자세히 볼 수는 없었지만
한 바퀴 돌고 분화구로 들어가는 순간
포근함을 주는 널따란 분화구다.
자생 양해가 많이 분포해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 흔적을 엿볼 수 있고
나 역시 양해(양애)를 하나둘 따면서
그 향기에 코를 찡끗해 본다.
억세 풀이 무성한 분화구에
다시 옴을 기약하며
하산 하는 길가에 또다시 높은 나무의 끝
가을 하늘의 푸르름 을 또다시 느꼈다.
가보고 싶었던 오름
기대와 설레임 에 물찻오름 을 찾는다..
붉은 오름에서 좁은길로 이어진 물찻오름
길가의 붉고 여린 억세꽃이
가을 바람결 흔들리고 길가에 어우러진 나무들
차창곁을 스치는 소리에 가을의 소리가 들린다.
조릿대의 물결과 산 내음
킁킁거리는 내 모습
어린애가 되어 가는 느낌이 든다.
등반길은 한창 공사중 이다.
등산로 입구로 가는 좁다란 길가에 들어선 차량들
자연유산을 보호하기 위하여
통제를 해야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질퍽 거리는 등반길을 피해
물찻오름 으로 올라가는 길
자연의 냄세 가 그대로 베어 있어
다시 커다란 호흡으로 자연과 함께 하여 본다.
물찻 오름의 정상에서 분화구를 바라본다.
고여 있는 물..호수 련가?
분화구 주위로 한 바퀴 산행을 하며
내려 다 보이는 산과 등선..
나무의 물결은 바다를 연상케 하고
구름의 물결을 하늘을 수놓고 있어
먼 산과 오름의 아름다움을 보며
시원한 가을의 바람결에
저절로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다소 흘렸던 땀방울은
제주 말 그대로 검불여 시원 하고
탁 트인 자연의 웅대함 속에 가슴은 시원 해 진다.
분화구 와 물...
자연 생태계가 그대로 숨쉬는 곳이 아닌가 싶다.
물위를 총총히 다름질 치는 엿장수(?)
조그마한 파장을 일으키며 호수는 살아있었다.
물속에 또 다른 하늘이 있고
또 다른 나무숲이 있고
가을 물결은 또 다른 자연을 만들어
나를 황홀케 한다.
오래동안 머물고 싶은 곳
단풍이 물 들 때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이런 생각을 하여 보지만..
휴식년제가 시행 된다면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 볼수 있을것 같다.
물결의 호흡은
지금 나의 기억 속에 남아 있고
또 다른 가을바람 과 또 다른 가을의 하늘
물찻 오름 의 우거진 분화구는
그 물결의 호흡 속에 담겨 있어
잊지 못할 산행의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가을 하늘의 푸른 하늘
하늘가에 수놓은 하얀 구름결
여린 억세의 분홍빛 수즙음
가을 바람결 다가오는 그 손짓은
나를 다시 부르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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