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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낙서장/ 살아가는 일상낙서

후~후~~~!!

 

 

 

무슨 생각이 그리 많을까?

하기야 쓸데없는 생각으로 머리만 어지럽지.

머리가 피곤하겠다..

 

중산간길 을 접어들면서

넓게 경작된 무우 밭 을 바라본다.

멀리 보이는 오름의 능선은 유연한 곡선미로 여체를 생각케 한다.

포근한 엄마의 젖같은..

 

휴~~~

버릇처럼 되어온 큰 숨을 내 뱉으며

아직도 내 몸에 남아있는 약기운과 소독 냄새를 토해내듯

길게 긴 호흡을 해 본다.

 

젠장~~

별것도 아닌데 내 몸을 부자연스럽게 만든다.

하지만 나에게 주어지는 모든 일은 크다.

남들이 보기에는 아주 작지만 내 깐에는 아주 크다.

 

남의 떡이 커 보이는 반면 남의 일은 대수롭지 않다.

내 꺼는 작은것 같으면서도 나에게 일어나는 모든 일은 너무나 크다.

그러니 남들이 보면 엄살이지..

나 역시 그랬으니 당연하다.

 

오랜만에 이곳저곳을 들려보는 시간

밥맛이라도 제대로 돌아 왔으면 좋겠는데

영~~먹고 싶지 않다.

차라리 잘 되었지 뭐..이참에 몸무게 좀 줄이지 머..

그러면서도 은근히 엄살을 부려본다.

뭐 좀 먹어야 하는데...차암나~

뒤늦게 생각하며 피식 웃어본다.

 

길게 늘어져 꼬블한 밭담이 정겨웁다.

담을 따라 길게 늘어선 경계점 끝까지 따라가다 다시 돌아서 내가 서 있는곳 까지 와본다.

겨울채비를 하는지 억세의 하얀빛은 더 가벼워지고

흐리멍텅 하게 햇살을 막는 하늘은 시야를 차츰 막아간다.

 

앙상한 나뭇가지 에 시선을 고정해 보며

여태 느끼지 못했던 안타까움을 느껴본다.

새봄이 되면 새순이 돋아나겠지..

 

당근을 케어내는 농부들

빨간 당근을 보며 시원한 맛과 달콤함에 입맛을 다셔 본다.

한박스 사가지고 갈까나?

하지만 그곁을 지나 온지가 한참인데..

다음에..사지 뭐..

미쳐 생각하지 못했지만..다시 되돌아가기 싫어 또 게으름 피운다.

 

밭담과 오름을 둘러보며

아직 오름을 오르기에는 너무 이른 것 같아 주위를 빙빙 돌아다녀 본다.

들녘은 겨울채비로 한창이고

아직 수확하다 남은 밭 구석의 곡식들이 누렇게 익어간다.

그곁에 머물며 봄날에 피었던 꽃을 생각해 보고

밭담에 하얗게 쌓였던 예전의 겨울눈을 생각해 본다.

이제 머지않아 또 쌓여지겠구먼..

 

흐릿한 날씨이지만 서쪽으로 기운 해가 참 곱다.

둥그렇게 커다랗게..붉은빛의 해를 볼 수 있어 좋다.

기운해가 떨어져 내리는 시간은 참으로 빠르다.

금세 해는 능선 뒤로 감추어지고

그늘은 어둠으로 물들어 간다.

 

속 깊은 곳 토해 내듯

후~후~~~~

길게 큰숨 쉬어 보며

들녘의 길을 달려본다.

 

2011.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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