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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풍경 이야기/사진일기

추억이 있던 곳에서.

 

 

친구야

너를 본지가 벌써 강산이 세 번이나 더 바뀌었구나.

편안하게 잘 지내고 있겠지?

오늘 또 이곳에 서니 너의 웃던 얼굴이 떠오르는구나.

 

먼 하늘나라에서 편안하게 잘 쉬며 이곳을 오가며 잘 보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편안히 잘 쉬거라.

이 바다와 저 사라봉과 별도봉,

너의 안방이자 놀이터 이었지..

 

하루 종일 바다에 들고도 힘든 내색 없이 고기를 쏘아다 우리에게 주었던 기억

이곳 너의 집에서 밤새 술한잔 하며 파도 소리 듣던 기억

이곳에 서니 지난날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온다.

 

작은 체구로 저 멀리 보이는 부두에서

너만 한 짐 들고 일을 하던 모습이며.

이제 많은 시간이 흘렀는데...

뭐에 이끌리듯 가끔 이곳을 찾아 추억이 있던 사라봉과 별도봉.

그리고 바다를 바라보곤 한단다.

 

***************

 

젊은 시절 제주시에서 이곳 화북 서부락 까지 친구들과 가끔 놀러 왔다.

한 밤중이면 사라봉을 올라 별도봉 기슭을 타고

술 한되 어께에 걸쳐 매고 노래 부르며 친구 집에 오곤 했다.

 

달밤이면 공동묘지를 지날 즈음 장난치며

서로의 무서움을 달래보며 젊은 날의 추억을 담은 곳이다.

 

바닷가 돌담하나 사이로 바다가 보이고

밤이면 파도소리 들려 꽤나 낭만적인 대화로 많은 토론을 했었기에

더욱더 기억이 된다.

 

안방에서 낚시를 던져도 될 만큼 바로 바다 옆 이었기에

친구는 어려서부터 바닷물이 친구였다.

작살 들고 물에 들면 엄청 많은 고기를 쏘아 꿰미에 꾀고 나와

바닷물에 씻어가며 회를 장만하며

살아갈 이야기 하며 한잔 술에 젊음의 한때를 멋있게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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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구를 떠나는 여객선에 손을 흔들며

넓은 바다를 바라보며 큰소리 내며 서로의 이름을 불렀던 기억

별도봉 산기슭을 꼬블꼬블 걸었던 추억..

등대를 찾아 놀던 추억

많은 추억들이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인지

이곳에 가끔 서면 젊은 시절의 기억에 웃음도 나오고

가슴이 확 트인다.

지금은 방파제 축조와 집들이 생겨 많이 변하 기는 하였지만

제주시에서 이곳만큼 시원하고 경치가 좋은 곳이 거의 없다.

사라봉과 별도봉 에 올라보면 더욱더 그렇다.

올레17코스길 이여서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지만

이곳에서 해질 무렵 그 풍광을 음미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지나는 길 이곳에서서

친구들과 놀던 기억 떠올리며

사라봉과 별도봉 추억 그리다 간다.

 

  2011.8.19

 

화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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