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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이야기/ 내난과함께

기억에 남는 蘭 부변설화.

 

 

기억에 남는 난

 

2년 전 쯤 지인이 난을 키워보고 싶다고 하여

분주한 소심들과 주금화 등 한란 몇 화분을 주었다.

 

거실에 자리한 동양난들과 피워내는 양란들을 보아하니

난에 대한 정성이 대단 한 것 같아

잘 길러 꽃을 피우라 당부하며 건네주었다.

 

올봄에 춘란에 꽃이 핀다고 기뻐서 어쩔 줄을 모른다.

선생님 댁에서 가져온 춘란들이 꽃 피워요.

와서 한번 봐 주세요.”

춘란 하나는 꽃봉오리가 이상해요.~

다급한 일도 아닌데 몇 번씩 전화가 온다.

 

그래요.~

지나는 길 한번 들릴 터이니 그때 커피한잔 주십시오.~

~~언제든지 오세요.~

반가움에 지인의 목소리는 한층 더 밝아진다.

 

지나는 길 지인의 집에 들렸다.

차 한잔 주십시오.~~~

현관 앞에 들어서자마자 어찌 오는걸 알았는지 현관문을 열고 반겨 준다.

어서오세요

반가움에 싱글거리며 맞이해 주는 지인의 모습

반가운 인사를 하고 거실에 들어선다.

 

들어서며 제일 먼저 눈길이 가는 곳,

난들이 있는 거실 쪽이다.

아닌게 아니라 춘란 꽃들이 피어있다.

허허~~대단 하십니다.

벌써 이렇게 꽃을 피우시고 전문가 다 되셨습니다. 하하~~

 

다가서 보니 소심이 진녹 을 머금고 이쁘장하게 두 화분 피어있다.

한쪽에는 부변설 기화가 피어있다.

소심은 난실에 대부분이 소심이기에 팻말을 보며 분주 표시한 것이라

당연한 것이지만

부변설 을 보니 잊었던 기억이 난다.

 

아하~~ 이 난이 바로 그 난이었구나. 하하~

지인도 이 난을 보고 이상하게 핀다고

자주 이야기 했던 것이다.

 

예전 기억에 이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차 한잔을 한다.

 

이 부변설을 보면 모기부터 생각이 난다.

기억으론 한 십오년 쯤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부변설 자생지가 있다고 같이 가자는 난우회원의 말에

멀리 중문 위쪽 산록도로를 갔다.

 

모기 때문에 미리 바르는 약을 준비 하였지만

사방이 막힌 숲속을 헤쳐 나가기엔 땀이 줄줄 흘렀다.

부변설이 있다는 자생지에 도착을 하고 나니 땀이 뒤범벅이다.

그때부터 모기들의 협박과 내 피부에 침공은 시작 되었다.

 

주위가 시꺼먹 할 정도로 모여드는 모기와 그 소리

약을 바르면 그때뿐..

옷 위를 뚫고 박히는 모기들의 포식은 말릴 재간이 없다.

그래도 어쩌랴...

주위를 둘러보니 약한 부변설 꽃들이 간혹 보이고

열약한 환경 탓인지 시들어가고 있었다.

 

별로 신통치가 않았다.

모기와의 전쟁 속에 난 탐사를 포기하듯 수건으로 얼굴 감추며

부변설 꽃이 있는 한 개체 채란 하고

그 곳을 바삐 빠져 나왔다.

 

세엽성 에 건강치 못한 난이라

분갈이 시에도 팻말마저 분실되었듯

신경도 못쓰고 오랫동안 난실 한 쪽에 자리하고 있었다.

꽃피면 알겠지...소심인가? 주금화인가?

번호 없이 보아왔던 난인데

지인의 집에서 처음 꽃을 피웠다.

 

참으로 신통한 일이다. 하하~~

지인의 집에서 피어난 소심과 부변설화

참 이쁘다.

건강하게 자라난 잎들과 꽃

지인의 정성이 한층 더 돋보여진다.

 

난 꽃으로 보면 부변설 이라 하지만 원예적 가치는 별로 없다.

하지만 화형이나 짙어가는 녹에 뻣뻣해 지는 후육성 잎에 묘한 매력을 느끼게 한다.

 

이런 난 종류도 키워보면 재미있습니다.

잘 키우세요.~~

차 한잔 하고 나서는 길이 흐뭇하다.

그리고는 웃음이 나온다.

디게 나를 골탕 먹인 산지였는데..

지금은 개발로 인하여 산지가 통째로 사라져 버렸지만

그 길과 산지가 생각이 난다.

 

전시회가 끝나고 분갈이를 한참 하는데

지인이 난실로 찾아왔다.

손에 이 난을 들고 찾아온 것이다.

 

그렇게 고생하며 채란 한 난인데

이것만은 혼자 집에서 키울 수 없다고... 하하~~`

나의 채란 이야기를 듣고 가져온 것이다.

생각하는 그 마음에 참 착함과 고마움을 느끼게 한다.

 

할수 없이 반쪽으로 갈라 분갈이를 했다.

마음에 드는 걸 가져가라고 했더니

뒷촉이 있는 화분을 선택하며 더 잘 키워보겠다 한다.

그런 사연이 있는데 번호표도 주고 같이 난실에서 키우라고..ㅎㅎ

 

난을 주어도 아깝지 않은 성품이기에

분갈이한 춘란소심 몇 화분 과

한란 동자묘 몇 화분 더 건네주고

잘 키우라는 당부에 고마워 어쩔줄 을 모른다.

 

고맙다고 연신 끄덕이는 지인

배웅 속 차량의 뒷모습에 느끼는 감정

지란지교의 정이 아닐까...

 

잊어 버렸던 메모리 카드 정리하다

기념촬영 한 난 모습 보며

남들이 보기에는 아무런 가치가 없겠지만

나에게는 오래 기억되는

나의 난이다.

 

2011.8.16

난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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