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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낙서장/그림을 그리며

처음그려본 그림 .... 가을풍경

 

 

 

오래전 일이다.

1989년도

주택을 구입하여 처음 붓을잡아 보았다.

세들어 살다 이사를 오니 운동장 같이 집이 커 보인다.

훵한 벽면에 무언가 붙여야 하겠다는 생각에

어릴적 하나의 꿈이었던 그림을 그려 보기로 하고 아내에게 이야기를 하니 웃어 보이며 그려보라 한다.

 

여태 큰 그림을 그려본 경험이 없는 무식이라

문방구를 찾아 화선지며 붓이며 물감을 구입해 본다.

쓰지않는 사기그릇을 버릴려다 생각이 있어 보관한 그릇을 총 집합시켜 놓고

주전자에 물을 떠다 놓고 집에서 제일 큰 교자상을 펼쳐 놓으니

작은방에 앉을 틈이 비좁다.

 

쪼그려 앉잤다 꿀어 얹잤다..가부좌 틀고 생각을 하며

상위에 놓인 화선지에 윤곽을 잡으며..ㅎㅎ

생각하며 커피한잔 두잔...담배 뻐끔뻐끔~~

퇴근하면 집으로 곧장 달려오며 ~~ 그려간다.

 

방문을 열고 빼꼬미 들여다 보는 아내와 아이들~

윤곽이 잡혀가는 그림을 보고 와~~~!! 우리아빠 최고다~!!

아내는 싱글벙글~~ 예전 만화 그림을 그렸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실제로 보니 ㅋㅋ 내가 대견 스러운지..

커피며 물이며 또 냄세나는 담배 연기에도 아무 잔소리가 없다. ㅎ

 

깊어가는 밤마다 물감을 혼합하며 뻐근한 허리를 때려가며

지금기억으로는 5일쯤은 그랬나 싶다.

완성된 그림을 둘둘 말아 액자하는 표구사를 찾아갔다.

처음 표구사에 들려보니 그림들이 많다.

부끄러움에 그냥 처음으로 그려본다는등...집에 건다는등..이야기를 주고 받고..

 

표구사 주인이 명함 한장을 건내준다.

처음 그림이 이 정도이면 이분 한번 찾아가 보라고...

아마 화백인 모양인데 유명한 사람인가 보다.

하지만 그때 생각에도 전혀 뜻이 없다.

할려면 내가 직접 해 본다고..ㅎ

 

그렇게 1990년도에 그려진

유일하게 집 벽면을 차지하고 있는 그림이다.

바라볼수록 어설픔이 있지만  그때 추억이 있어 변하는 대로 그냥 걸어두고 있다.

이 그림으로 인하여

많은 사람들 한테 곤욕을 치루었다.

 

그려달라는 부탁에 거절을 거듭 하다보니 괜스리 오해를 받게되고

결국 그후 나름대로 20 여작정도 붓을 들게 되었고  회사미술대전에 출품하여 상과상금도 많이 받아보고 ㅎㅎ

지금은 마음이 내키지 않아 붓을 들지 않지만

예전 그림을 보니 감회가 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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