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7일
오늘도 비가온다.
햇살을 본지가 아주 오래전인 것 같아 온몸이 쑤시듯..ㅎ ㅎ
장마철도 아닌데 주룩주룩 내리는 봄비는 장마와 같이 마음마져 침체되게 만든다.
오늘은 날씨가 좋을려나 하는 기대와 사전 일정에 짜여진 사전 가파도 청보리밭 걷기 및 축제행사를
경험해 보리라는 기대로 마음이 들떠 있었는데...에이~~비가 또 온다.
혹여 하는 마음,아니나 다를까 가파도로 출항하는 배편이 없다.
해상에 폭풍주의보가 발효되어 전면 출항 금지란다.
올레길 개장소식을 접하며 잘되었구나 하는 생각으로 많이 기다렸는데..
어쩔수 없는 선택에 제일 먼저 생각나는건 올레10코스
일행들과 상의후 올레길을 떠나는 마음은 한결 상쾌하여 진다.
산방산을 좋아 하기에 오랜만에 그 풍광을 즐길수 있겠구나 하는 기대에 설레이는 마음,
어쩌면 우중 올레도 할수 있겠다는 생각에 날씨는 문제가 안되었다.
10코스로 향하는 번영로길
제주시를 벗어나자 햇살이 보인다. 하하하~~이게뭐람~~
주룩주룩 거리는 비를 떠나 올레길을 가는데 반가운 햇살이라...
일행들 이구동성으로 참말로 제주도가 넓구나~~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모습,어린애가 따로 있으랴~~ㅎㅎ
한결 기분이 좋아진다. 구름도 끼었지만 간간이 비치는 햇살에 멀리 보이는 산방산
가파도 일정에 아쉬움이 있지만 올레길을 상쾌하게 걸을수 있겠구나 하는 마음에“앗싸~~” 마음의 쾌재를 부른다.
10코스 시작점
산방산이 가까이 보인다.
갈대 넘어 보이는 산방산과 그리고 해수욕장의 모래며 바다의 출렁임.
갈대사이 참새들이 모여 놀고 있다. 푸드득~호르륵~~
이곳저곳을 날아 다니며 이야기 하듯 고개를 갸우뚱 거리는 모습에 참새들의 노래소리가 들리는 듯....
10코스에서 봄의 기운을 느껴본다.
모래사장을 걷기는 힘이든다.
등산화를 묻어 버릴만큼 빠지는 모래밭을 걸으며 바다와 하늘 그리고 웅장하게 보여지는
산방산을 마주하며 흥얼거려 본다.
사진찍으며 구경하며 가다보면 어느새 일행과 많이 떨어진다.
어서오라는 손짓에 발걸음을 제촉해 보지만 느린걸음은 시원치가 않다.
오름과 등산을 자주하는 일행 들이라 발걸음이 빠르다.
그렇게 이야기 했건만~·올레길은 쉬멍,놀멍,가야 제맛이라고...
(이건 완전 내 느림보에 맞추어 달라는 주문..ㅎㅎ )
화산암과 퇴석화된 바위의 형태는 아름답다.
풍화된 조각의 연출은 여러곳에서 볼수 있지만 산방산 가는길 올레 10코스의 모습은
여태 느끼지 못했던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한다.
바다의 출렁임과 부딪쳐 오는 물결이며 모래사장에 우아한 곡선을 그리듯 숨겨지는
모래빛은 그 자욱을 남겨낸다.
그 자욱위에 남겨지는 조개껍질과 고동이며 붉게 빛나는... 일컬어 부르는 천사의 날개.
각종 어패류의 모습은 바닷물에 씻기여 가양각색의 모습과 빛을 낸다.
아주 오래전에 이곳을 자주 찾았었다.
이곳뿐이 아니라 제주 해안가를 자주 찾았다.
이쁜 조개껍질과 고동들, 성게까시며 작은 보말종류들....한때의 아내의 취미생활로 무척많이 주우러 다녔다.
조그마한 유리병 속에 차곡차곡 쌓아서 병목에 리본을 매고 진열하면 무척 이쁘다.
유리병속에 쌓는 것이 힘이 들지만 재미있다. 무너지고 또 쌓고~~ ㅎ
붉은빛을 내면서도 이쁘게 반사되는 천사의 날개는 더욱더 색깔이 곱다.
올레길을 걸으면서 하나씩 주워 병속에 담아두면 보다더 기억이 오래갈 것이다.
어는새 어린애가 되어간다.
밀려오는 바닷물과 모래 위를 왔다 갔다 하면서 어는 영화에 나오는 모습마냥
깡총 거려도 보고 올레길에 달려있는 볼레(보리수)열매,아직 덜 익었지만 입안에 넣구 깨물며 맛을 음미해 본다.
시큰,짭잘,달콤 하면서도 추억에 어려 있는 열매의 향기는 어린시절을 떠 올리기에 충분하다.
아직도 열매가 많이 남아 있는 것을 보니 올레길의 사람들은 잘 모르는 모양이다.
붉으스레 하게 익어 가는 열매를 가는길 마다 하나씩 다 먹으며 10코스의 풍경과 함께해 본다.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
웅장함과 조각같은 암반을 바라보며 그 모습에 넋이 나간 듯 한참을 바라본다.
사계절 바위의 색이 변하듯 화려함으로 때론 차가움으로..용솟음 치듯 생기있는 모습으로..
산방산의 매력은 사계절 따라 그 맛이 다르고 멋있게 보여진다.
이제 유체꽃이 피어나 산방산과 더불어 멋진 조화를 이루어 저절로 손벽을 치면서 환호하게 만든다.
산방산과 용머리 해안을 지나 오면서도 자꾸만 뒤돌아 보게 하는 그 힘은 무었일까.
몇 번이나 뒤 돌아 보면서 느끼는 그 풍경은 자연이 우리에게 준 크나큰 선물이 아닐까 싶다.
바닷가에 자라난 나무며 줄기며..모래빛과 바다의 빛..
신선하게 다가오는 해풍의 내움과 바다의 소리..
모든 것을 마음으로 느끼며 차곡차곡 쌓아간다.
빨간 등대와 더불어 그 모습이 아름답다.
누군가 이야기 한다. “형제섬이 아니라 부부섬”이라고..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두 바위사이에 있는 작은 암석은 아가의 모습이고 엄마바위의 옆에는 흙이 있고 쉴 수 있는 안식처가 있다고..
송악산 입구에 서서 걸어온길 바라보며
자연 속에 내 존재를 느끼며 두 팔 크게 벌려본다.
20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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