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제주올레,오름 이야기/ 산행기

탐라계곡 산행

탐라계곡 산행


동행할 목표가 있고 뜻이 같아 만난 사람들,

그들의 웃음은 좋다.

만남의 반가움과 설레임 이랄까..

천진난만한 법우들의 웃음과 손을 맞잡는 반가움에 아침의 상쾌함이 더해간다.


개개인별로 한라산 등산이나 오름 등산으로 단풍구경을 많이 했겠지만

법우들이 모여 탐라계곡의 단풍구경은 더 뜻이 있어 보인다.

만나지 못했던 법우들과 함께 정담을 나누며 등산을 할수 있다는 그 자체는

단순 단풍구경 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조그마한 불심에서 비롯, 불도를 정진 할수 있는

그런 자리가 아닌가 싶다.


법우를 위해 스스로 준비하고  나눠 줄 수 있는 마음,

그 따뜻한 배려의 마음은 불도의 조그마한 실천이라 생각을 한다.

큰 것 보다 아주 작은 것부터, 행하고 나면 알 수 있는데 아니하면 생각하지도 못하는 것

그 생각 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속의 부처가 아닌가 싶다.

성지순례시 도솔암의 “꼭 할 수 있는 한가지만이라도 실천하라” 법문이 떠 오른다.


관음사 등산로 입구에 이르러 단풍을 본다.

제법 싸늘한 바람이 불어와 옷깃을 여미게 한다.

단풍의 절정 시기를 놓친 탓인지 단풍의 색은 그리 곱지는 않다.

성급한 나무의 이파리는 이미 퇴색되어 등산로에 널려 있고

발걸음 속에 바스락 거리는 가을의 소리를 낸다.


관음사 코스로 한라산 등산은 아주 오래전에 했었지만

색다른 맛을 풍기게 한다.

오솔길 같은 길이며 돌계단. 완만하면서도 가끔은 가파른 등산로

길옆 계곡의 단풍은 그래도 붉어 보기가 좋다.


이끼 낀 돌이며 조릿대. 그리고 제멋대로 구부러져 커진 나무들

앙상한 가지에 노오란 잎, 빨간 잎

자연의 섭리 속에서 이들과 함께 숨을 쉴 수 있는 이대로가 좋다.


계단만 아니면 등산 할만 한데 숨이 차오른다.

일행과는 뒷쳐저 있어 발걸음을 제촉 해 보지만 많이 앞서간 모양이다.

아픔이 있던 신체적 휴유가 아직도 있는지 힘들어 간다.

핑계로 운동 부족 이겠지..


그래도 내 혼자가 아닌 것, 너무나 고마움을 느낀다.

법명이 향인 인 친구가 나와 보조를 같이해 준다.

내가 아는 향인은 대단하다.

마라톤 풀코스를 많이 완주하고 제주 오름도 전부 몇 번씩 등반한 친구이다.

때론 오름의 길잡이가 되어 주고, 때론 웃기는 이야기로 우리를 즐겁게 한다.


그 친구의 체력으로는 탐라계곡 코스는 아무것도 아니다.

오로지 나의 벗이 되어 발걸음을 같이해주고 있는 것이다.

내가 힘들어하면 사잔 한 장 찍자고 하며 숨을 가누게 만들고

내걸음에 이제는 잘 걷는다고 위로 까지 하며..

정말 고맙고 가슴이 뿌듯하다. 고맙다 친구야~~~^^


제16기 불교 문화대학에 다니면서 나는 두 친구를 알았다.

물론 그 인연으로 여태 지내오고 있지만 그들이 있기에 더 즐겁고 많이 배운다.

불법과 사담으로 한잔 술을 하다 굵은 빗줄기에 온몸을 적시며 서로 손을 잡고

걸었던 친구 산타. 그리고 향인.

힘들어져 가는 등산길에 그 친구들이 있어 힘을 내어 본다.


탐라계곡

안개까지 끼어오는 계곡은 아름답다.

울긋불긋한 단풍의 색은 뿌연 안개 속에 흩어져 탐라계곡을 감싼다.

그 색은 정녕 탐라의 색이어라.

탐라계곡의 내움과 색, 그 속에 우리 또한 같이 있어

입안에 스며드는 모든 것 감로의 맛이 아닌가 싶다.


등산로에 떨어진 낙옆

많은 낙옆 을 밟으며 하산 하는 길

퇴색되어 버린 낙옆과 아직은 가을의 뒷전에 몸부림치듯 빨갛게 달아오른 잎.

이파리를 떨구어 낸 나뭇가지, 이제 차디찬 겨울이 탐라계곡에는 오는가 보다.


관음사 등산로에 불어오는 바람

산간에 불어오는 바람은 흘러내린 땀방울을 식 힐만 하다.

또한 하하 호호 웃으며 같이한 시간

기억에 남을 탐라계곡 산행 이다.


마무리 하는 시간은 여느 때나 마찬가지로 아쉬움이 남는다.

기억에 순간을 이야기 하며 웃는 법우들

그 아쉬움을 시원한 막걸리와 맥주로 달래며

피곤함을 뜨거운 찜질방 에 맏겨 본다.


등반을 같이 못해 뒷전에서 이것저것 준비해준 산타.

누가 말 안해도 정성스럽게 음식을 가져온 보살님들

또 알콩살콩 부부끼리 산행하면서 사는 맛 을 보여준 법우님들

그리고 아들과 등반한 보살님.

즐거운 산행 이었습니다.


하얀 눈이 등산로에 싸여오면

다시와 보리라 생각하며 탐라계곡의 안개를 생각한다..


2009.11.1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