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래동 낡은 건물 옥상
고여진 물에 비춰지는 벽화
밝은 세상 속 해맑은 미소의 소녀와
어둠과 그늘속의 모습을 연상케 하는 또 다른 벽화를 본다.
숨어서 보듯..
좁은 틈사이 에서 주시하듯...
바람 불어 출렁이는 옥상의 가둬진 물에서
그 반영을 담는다.
水滴穿石(수적천석)이라 했던가.
처마 밑을 흘러내리는 물방울이
녹슬어가는 철판을 계속 때린다.
세 세상을 위한 문래동의 몸부림이 아닌가 생각을 해본다.
지나는 길
쌓여진 조그마한 공업사의 파이프 속을 들여다본다.
내가 보는 것 인지
나를 보는 것 인지
내 눈동자인지...ㅠㅠ
하늘이 잠가진 깜깜한 세상
문래동의 저 자물쇠를 풀어주면..
뭉게구름 떠가는 파란 하늘이
문래동 좁은 길에
낡은 건물 속에
아름다운 세상이 펼쳐지지 않을까....싶다.
2015.2.22
문래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