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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낙서장/ 살아가는 일상낙서

가끔은..

 

 

 

가끔은
날씨가 추운데도
속 열이 뒤집혀
저 감귤 하나 따서
껍질이고 뭐고
한입에 와작~~~~씹어 먹고 싶어진다.

 

목구멍 타고 내려가는 시원함이
속 열을 잠재울 수는 없겠지만
스스슥~~내려가는 밀감 맛에 야릇해 지겠다.
맛도
시원함도..

 

세상살이가 바르다면
한 갑씩 맛보며 먹어야 제 맛 인데
어찌 생겨먹었는지 속 뒤집히는 분을 참을 려니
저 눈 까정 먹어 치우고 싶다.

 

뭐..
그럴 때 가 있지 뭐..
아암~~그렇치~~


***

 

유난스러운 추위가 온다더니
밀감 익은 철에 이렇듯 눈 쌓인 모습도 보기 드문 일이다.
안스러운 농부의 마음,
밀감가격도 좋다던데..
궁시렁 거리며 남의 걱정을 한다.

 

산촌길가에
고급승용차  지나다 말고  이쁘 다고 기념촬영 한다.
제발 따먹지는 말았으면..
들이대고 바라보는 내 눈길을 의식했는지
힐끔힐끔 쳐다보다 가던 길 간다.
아암~~그래야 눈길에 안 미끄러지지...

 

속열 있다고 따먹다보면
지가 임자인줄알고 다 따먹겠다. g
어여 수확해서 좋은 가격 받았으면 좋겠다.

 

***


뽀드득~뽀드득~
눈 쌓인 돌담 모퉁이길 걸어본다.
참 오랜만에 들어보는 소리인 것 같다.
타이어자국 그려가며 걸어보는 돌담길
어린아이 되기 충분하다.


눈 한 웅큼 집어 입안에 넣고
입 오무려 가며 쭈욱~~~빨면
목줄기 타고 내리는 시원한 눈 맛,
몸을 부르르 한 차례 떨며
시원함을 만끽해본다.

 

그곳에는
언제나
지긋이 바라보는 미소가 있다.
배속에서 꼬르륵~하듯
부르는 목소리가 있다.
눈 먹는 법을 배워준
엄마가 있다.

 

 

2012.12.24일 내린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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