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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낙서장/ 살아가는 일상낙서

아줌마들 만세~~!!!!

 

 

 

우르릉~~~쾅쾅~~!!!

번쩍~~~빠지찌지직~~~~

우르릉 쾅~~!!!!

먹구름이 시커멓게 덮혀 오더니

삽시간에 천지가 아수라장 이다.

 

머리위에서 내려치는 번개와 천둥소리~

와르르르~~쾅~~!!!

바찌찍~~번쩍~~~쏴아~~~

비닐 하우스를 때리는 빗물은 순간

난실을 뒤범벅으로 만들어 버리고~

물이 줄줄 흘러내린다.

 

야~야~~이거 큰일이다.

난실도 난실이지만~~

어떡하고 있지?

이 아줌마들 천둥 벼락에 다 놀래자빠졌겠구먼~~

전화해도 받을 형편도 아니고~

당장 밭으로 뛰어가고 싶은 심정으로 안절부절~

“날씨가 이러니 내려오겠지 뭐.....”

 

그러게~~

내말을 좀 듣지...

좀 쉬었다가 일하라니까...

점심을 하며 큰 고추가 맛좋다느니~킥킥 거리며~

된장에 푹푹 찍으며 맛있다고 잘도 먹고는

내가 금방 한 밥맛이 최고~맛나다고 아양도 떨고

돼지고기에 김치 볶아서 줬더니

콩잎에 싸서 엄지손가락 쳐들며 웃으며.

오이냉국에 잘 먹었다고 하더니만..

좀 더 쉬었다 가지 않고....

묻어놓은 서방들이 있나..

뭐 그리 바쁘게 가더니만~

천둥벼락에 혼 줄이 다 달아났겠다.

 

설것이 하다 말고 밖을 기웃거려도

이 아줌마들 내려오질 않네~

슬슬 걱정이 더 된다.

아니? 이 천둥 벼락속 이 장대비에 일을 한단 말여?

올라가서 끌어올까?

아니...내려오겠지 뭐...

기웃거리는 창밖사이로 천둥과 벼락소리에

문틀이 다 흔들린다.

나도 흠칫 놀라며 몸을 움츠리는데

이 아줌마들 어떡하고 있지?

 

일할 날 잡다잡다 오늘이 되고 말았는데

이거 큰일이다.

요사이 한라봉 묶으며 사다리 탄다고 하든데..

참 대단한 아줌마들이다.

밀감 밭에 약치고 집안일 조금 없다면

남의 집 일 다니고..

아침에는 날씨가 일하기 따악 좋은 날씨라고 하더니만~

최악의 날이 되어서 미안한 마음이 든다.

이걸 우짜누~~~

 

킥킥 거리는 소리와 함께 아줌마들이 뛰어온다.

“그러면 그렇치“

이 날씨에 겁이 나서 일을 하겠나?

우르릉~~쾅뫙쾅~!!!

여전히 번쩍거리는 번개와 천둥소리

요란하게 하우스 비닐을 찟어내릴 듯 내리는 비

줄줄 하우스 안으로 흘러내리는 빗물

하우스 안으로 튀어든 아줌마 셋

서로 킥킥 거리며 웃는다.

 

내가 보아하니~

온몸은 다 젖고 흙으로 범벅이 다 되었는데

어디서 웃음이 나오는지..

나원~~

걱정했던 근심이 싸악 사라져 버린다.

줄줄 흘러내리는 옷을 짜며~

장갑을 벗어 가며 히히덕~ 거리며 웃는 아줌마들의 모습을 보니..

참~대단들 하다.

이야기를 들어보자니...

머리위에서 내리치는 번개와 천둥소리에

묘종 나무 사이로 낮은 포폭으로 기어서

서로를 찾으며 부르며 일단 철수해서 쉬자고 하는데..

 

나무위로 고개를 내밀고 일어서기는 겁이 나고

꿩 머리 내밀 듯 나무위로 불쑥불쑥 고개를 내밀다

찬둥 소리에 땅으로 머리박고~

서로 찾아 기를 쓰며 불러보는데..

그중 한 아줌씨가 행방불명이라...

우리보다 뒤쳐저 저쪽에 있었는데

대답은 없고~

어디 있나 싶어 부르며 찾아보는데..

 

얼라?

그 아줌씨~

얼마나 낮은 포폭 으로 빨리 기어갔는지..

우리보다 빨리 저만 치 벌써가 고개를 불쑥~내밀며

바라보고 있어~

지는 혼자만 살려고 그렇게 빨리 도망갔냐고~

낄낄 깔깔 거리며 웃는 모습에

내가 웃음이 다 나와 껄껄 거리며 웃는다.

 

언니~!!

그게 아니고 언니들 찾으려는데

너무 무서워서 고개 숙이고 앉은 뱅이 걸음으로

언니들 있는곳 으로 왔어~

근데 언니네 가 안보이드라..

나두 한참 찾았다 뭐...

그도그럴것이 겁이나 온몸을 흙에다 비빌정도 이었으니..

얼마나 겁이 나고 다급했으랴...

.

옷들을 보아하니 짐작이 가고도 남음이 있다.

그나마 얼굴을 빗물에 씻겨 내렸을 것이라...

고개를 들어 삐쪽 거리며 서로 찾아

웃음으로 서로를 확인하는 세 아줌마를 생각하니

아줌마들의 우정이 대단해 보인다.

 

천둥소리 여전한데

이제 조금밖에 안 남았으니 얼른 가서 해치우자고...

묘종들이 키만큼 자랐는데 잡초들이 커서 베어내는 일인데..

이왕 일을 시작했으니 끝을 본다고..

흙 범벅 이된 옷을 씻어 짜가며 다시입고는

밭으로 나가는 아줌씨 들~

아~됐슈~~~그만해도 되.

이 비에 어떻게 할려고~?

그러다 감기 들고 아프면 어떡 할려고?

 

킥킥거리며 우리는 감기 안 걸려요~!!

히히덕~ 거리며 밭으로 올라간 아줌씨들~

제발~비야 멈춰라~~

으왕~~

정 반대의 날씨에 더 미안 해 진다.

내려치는 빗방울이 아플 만큼~

이걸 우짜 누~~

 

칡줄 이라도 걷고~

나도 일을 해야지~

오빠~!! 오빠는 그냥 가만히 있어라~

이왕 우리는 젖은 몸인데 우리가 알아서 할게.

밭에서 몇 번 일도하고

평소 좀 알고 있던 아줌씨 들~

커피타고 뭐 맛난거나 해줘라~그러면 되~

오빠가 오늘 마담해라~~

완전 마담이 됐다...

 

장마철에 쑥쑥 자란 잡초들~

화단주위의 풀들을 장대비속에서 베어내고 뽑는다.

비 때문에 손을 대지 못했는데

이왕 왔으니 화단까지...정리 한단다.

비에 젖은 아줌씨들 에게~

마담질 부지런히 하면서도~ 안쓰럽기도 하고...

혹여나 아플까봐 걱정이 된다.

 

아줌씨들 하루일당 오만원..

하우스 내 한라봉 묶는 일이나

마늘 작업이나

무우 세척이나

풀 제거작업이나

어느 일 하나 만만 한게 없다.

 

부들거리며 사다리 위에서 하우스고온 속에 한라봉 묶는 일을 하고 다리가 퉁퉁 부어가고

뙤악볕 에서 마른땅속의 마늘을 뽑느라 팔이 다 빠지고

하루 종일 손을 물속에 담그며 서서 일하고

더위에 아랑곳 않고 풀속 을 누비고...

이게 농부 아넥네들의 일

이외 농촌의 일들은 무지 많다.

밀감 철 일손들이 바쁘면 서로 돕기 위해

수놀음 으로 서로의 일을 도와간다.

 

낄낄거리며 웃으며 일을 마무리하며 웃는 아줌씨들

참 대단하다.

제주의 여성이 강인하고 억척스럽다 하지만

이렇게 일을 직접 하는 것을 보니

나는 반도 따라가지 못할 것 같다.

 

봉투에 오만원 씩을 담으면서도

왠지 적다는 생각이 든다.

흠뻑 젖은 아줌씨 들에게 봉투를 건네주면서

“고생해수다“

“예~~고맙수다”. 일도 일찍 끈나신디...

봉투를 받으며 웃는 모습들이 참 이쁘다.

 

손이 자동적으로 지갑으로 간다.

이거~~비 많이 맞았으니 같이 따뜻하게 목욕들이나 혀~~

손에 쥐어진 만원 짜리 지폐 두장에

아니우다. 아니우다.~ 이렇게 안줘도 되어마씨~

극구 거절을 하는 손을 잡으며 쥐어주고 나니 한결

마음이 편하다.

 

201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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