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미 이야기(남의 이야기)
깔깔깔 거리며 웃는다.
눈 똥그랗게 뜨며~
얼굴이 호빵 되어간다. ㅎㅎ
이젠 아줌마 나이 오십줄이 되었으니
뭐 보일 것도 감출 것도 없는양
킥킥 거리며 이야기 하는 모습
저절로 웃음이 나오게 하는데...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느끼게 한다.
나~어떵헌줄 알암수가?(나 어떻게 한줄 아세요? )
뭐?
저기 있지 예~(저기 있잖아요)
우리 어멍 욕쟁이 인디
킥킥 거리며 한바탕 더 웃더니 이야기 한다.
하루는 바쁜일 이성 일 하러 갔다가
일찍 끝낭 낮 시간 쯤 되엉 집에 와신디(일찍 끝나 낮시간되어 집에 왔는데)
막 졸리는 아니우꽈?
경허난 침대에 두러누엉 눈만 감았십쮸
잠결 인지 뭔지 뭐 달그락 소리나곡 해도
눈 질끈 곰안 그냥 이서신디..(눈 잔뜩감고 그대로 있었는데)
누게가 설거지 허는 소리 닮아 마씨.(누구가 설거지 하는 소리 같아요)
제우 눈 비비멍 강 보난(겨우 눈 부비며 가서 보니)
씨어멍이 설거지 허는거 아니우꽈?(시어머니가 설거지 하느게 아니겠어요)
아침에 일찍 바빠부난 아이들이엉 아방이엉 먹은거(아침에 바빠서 아이들과 남편이랑 먹은것들)
몬딱 다 내부러둰 일허래 갔다 와신디(모두 나두고 일하러 갔다 왔는데)
싱크대에 산터미 고치 쌓아 이서십쥬.
눈부비멍 나오는 나를 보난
“이녀리 년 보라?
경허난 집에 이시멍 이츠륵 다 나두고 잠자서?“(그래도그렇지 집에 있으면서 이렇게 나두고 잠을잤냐?)
어떵 생겨먹은 년이고? (어떻게 생긴 년이고? )
헤헤~거리며
어머니~어머니~~
경허난 설거지 해수과?(이렇게 설거지 했나요)
막 고밉수다~
경해도 졸리문 자야주마씨(그래도 졸리면 자야지요)
어머니,어머니 이리옵써~!!!
무사?
나영 혼디 자게마씨~(저하고 같이 잠자요)
.....
기가 차서 말이 안나오는 어머니 표정을 보며
안졸리우꽈? (안 졸리세요?)
손을 끌며 어머니,어머니~
여기 "누어누어"
애교떨며 웃는 며느리를 보는 욕쟁이 씨어멍~
에이~~!###$%^&*( + 년
헐~~
이걸 어떻게 해야 한다?
말을 안해도 속 심정은 뻔할 뻔자다.
댓쪄~!! (됐다)
나 헐일 이시난 가크메 (나 할 일있어서 갈테니)
니 헐일이나 허라~!! (너 할 일이나 해라)
돌아서 나가는 어머니를 보며
가쿠가? 경허문 제기 살펴 갑써예~~(가실려구여 그러면 빨리살펴가세요)
우리 어머니가 최고여~!!!
요망지게 웃으며 배웅을 하고나니(발랄하게 말을 하며 배웅을 하고나니)
욕은 잘 하셔도 마음씀씀이를 아는지라,나를 생각해 주시는 마음 아는지라..
쬐끔은 미안함이 든다.
냉장고를 뒤져 시원한 박카스를 비닐 봉지에 담고
어머니 집으로 간다.
마침 텃밭에서 검질(잡초) 을 메시는 아버지와 어머니
어머니~어머니~나 와수다~!!
뒤로 어머니를 껴 안으며
나 착허지예? 하며 깔깔 웃는다.
그리고는 힘껏 더 껴 안는다.
“아니? 이녀리년 보라?(아니 이애봐라)
어딜 안암시냐?(어디를 안느냐)
욕을 하시면서도 싫지는 않은 듯
목청높여 욕으로 대신하신다.
곁에서 지켜 보시던 아버지
껄껄~웃으시며 바라보시며 흐믓해 하신다.
이거양~막 시원해수다.
덥지예?
박가스를 내미는 며느리를 보며 기가 찬 듯 바라보시며
이년은 어쩌구 저쩌구 하시면서도 싫지 않은듯 챙기신다.
저년은 쪼글락해도 웃기는 년이여~(저애는 작아도 웃기는 애다)
궁시렁 거리는 어머니의 표정에는 웃음이 있다.
거봐~~~
이녁은 며느리 이기지 못허여게 (임자는 며느리 이기지 못하네)
며느리 이기지도 못허멍 무사 경 욕을 햄서? (며느리 이기지도 못하면서 그렇게 욕은 왜 하느냐?)
곁에서 껄껄 거리며 아버지가 한술 더 뜨시며
놀리시는 듯 이야기를 한다.
애야~~너 뭐랜 고라시니?(애야~너 뭐라고 이야기 했느냐)
무사마씨?(왜요?)
너 혼디 자겐 했다는디.(너 같이 잠자자고 했다든데)
킥킥 거리며 아버지.아버지~
막 졸리우문 자야 허는거 아니우꽈?(아주 졸리면 자야 되는거 아니예요?)
어머니도 막 피곤헌거 닮앙 고치 자겐 했주마씨.(어머니도 피곤하시고 졸리신거 같아 같이 자자고 했지요)
허허허허~~아버지가 크게 웃으신다.
기어~기어~~(그래~그래~)
잘했쪄 잘했쪄~(잘했다 잘했어 )
저녀리년은 귀가 먹어신디 (저애는 귀가 막혔는지)
고라도 고라도 그때 뿐이난 어떵 헐거라?(이야기 하고 또해도 그때 뿐이니 어떻게 할꼬?)
어머니의 욕이 이어지는데
허허~이녁은 아맹해도 못이거게~(허허 임자는 아무리해도 못이겨)
어버지의 웃음속에
덩달아 헤헤~거리며 웃는다.
입담이 쎄셔서 동네에서도
바른말도 잘하시고 욕도 잘 하시는 어머니.
가끔 며느리 이야기가 나오면~
우리집꺼는 완전 천방지축이라~
어디서 말을 나왐신디 요망지게 말도 잘허곡 허는디...
남들이 며느리 가 이러니 저러니 이야기 해도
경헌디 틀린말은 하나도 안허여.~~!!!(그런데 틀린 이야기는 하나도 하지않어)
어머니의 입힘은
마음속에 나를 사랑하고 이쁘게 봄을 알게한다.
이야기 하는게 천방 지축 인지...
요호르기예? (요전에)
차가 담벼락 받아부런마씨~ (차가 담벼락 박쳐버렸어요)
어떵허영? (어떻게 해서?)
대문앞에 차 세워놓고 집에 공과금 낼거 가지러갔는디
뭐 쾅 부딪치는 소리나도 신경 안써십쥬.
다 챙경 나와보난 (다 준비해서 나와서 보니)
대문앞에 차가 어신거 아니마씨? (대문앞에 차가 없는거 아니예요?)
아고~~이놈의 차 어디로 가신가 허영 찾아 봐신디 (아고~이차가 어데로 갔나해서 찾아보니)
저쪽 담벼락에강 부딪쳐 있는거 아니우꽈?
이런이런~~
무사 싸이드 부레이크 안잡아시냐?
잡았십쮸?
경헌디 솔~허게 잡은 모양이라 마씨. (그런데 약하게 잡은 모양이예요)
그리고는 깔깔 거린다.~
이거야 원~~
다행이 교차로도 있고~
아차 했으면 큰일날 상황이었는데도
차가 좋은난예~창고도 피하고~
사람도 피하고~
공터담벼락 찾아서 박아신게 마씨.
헐~~
뭐 차 수리 견적이 이백만원?
차 댓겨불주마씨.. (차 던져버리지요뭐)
그돈 주멍 고칠 필요가 이수가? (그돈주며 고칠 필요가 있나요?)
남의 일마냥 쉽게 이야기하는 아줌씨를 보고~
나도 헐~~~하고 웃음이 나온다.
경허난 차 고쳐서?
예~
얼마들언?
심오만원마씨`
잉?
아는애가 폐차장 가서 문짝 가져왕 고치고
맬라진거 대충 때령 고쳐수다.(찌그려든곳 펴서 고쳤네요)
헐~~
요망지게 돌아다니멍 바쁘게 살지만~
사람을 진실되게 대하는지
도움을 주는 지인들도 많은 것 같다.
헐~헐~~~~
2012.6.23
이야기를 다 꾸며서 적을수는 없지만
현명하게 살아가는 며느리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았는데
대충 적어본다.
요즘 힘들게 살아가는 세상
현명함과 정으로
웃는날들이 많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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