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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풍경 이야기/사진일기

여자친구.

여자친구

 

띠리리~~ 핸드폰이 울린다.

밤일이 있어 피곤 한 탓에 드러누워 있는데..

흐리멍텅 한 어구로

여보세요~~“” 핸드폰 귀에 대고 이불속으로 쏘옥 들어간다.

 

뭐 하슈?”

? 쉬는데 내가 전화 했구나?”

기분 좋은 듯한 목소리 가 들려온다.

아녀~~

괜찬어~~

 

미안 한듯 전화를 끝을 려는 친구를 잡아둔다.

오랜만에 전화가 왔는데 반가움에..궁금한 것 도 많다.

근데 어케 이 시간에 전화를 다 하고?”

으응~ 삼실에 있다가 시장 볼게 있어 나왔다가 생각이 나길래 전화해 보았어~

~그랬냐?”

 

몸은 괜찮냐? 요전에 감기 걸린 것 같드만~

~ 우리 신랑이 나보고 힘 좋은 여장군 이란다

킥킥 거리며 웃는다.

잘 지내고 있지?

~ 나야 잘 지내고 있지이~~`

 

하여간 너는~ 아프다 하고는 그렇게 멀쩡하게..

아무튼 다행이다.~^^

다른데 더 아픈 데는 없어?

~ 다 건강한데 쓸개에 돌맹이 있데.

그거 맥주 무거라. 그러면 싸악 빠진다고 하드만~

킥킥거리며

빠질 곳에 있는게 아니레~~^^

 

이런~~젠장~~

그러면 눈 딱 감고 병원 가서 돌 빼내라

그거 나두면 되냐?

그러게~~ 하긴 해야 하는데..

이런..이런~~~

 

하기야 병원가면 무서워서 어린애처럼 울음부터 나와

한참 울어서 주위의 간호사 들이 웃었다고 하드만

ㅋㅋ 거리며 예전 이야기 했던 기억을 떠 올린다.

에고~~밥팅이 같이...

생각할수록 웃음이 나온다.

 

? 이리 있어도 괞찬은겨?”

얼른 가봐야지?

~ 사무실 가는 길 공원한바퀴 돌고 있다 ㅎㅎ

 

10 여년전과는 180 도 달라진 친구의 살아가는 모습에

참 마음이 놓이고 편안해 진다.

 

시집살이 중 많치 않았던 혼자의 시간 대부분을

커텐 드리운 어두운 방안에서 음악과 함께 책을 읽으며 지냈던 친구.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씨익 거리는 웃음으로 표현을 했던 친구.

얼굴 붉히며 얼굴 제대로 들지 못하고, 내 얼굴한번 똑바로 바라보지 못했던 친구.

이야기 하면 유난히 초롱 했던 눈으로 껌뻑이며 이야기 들어주던 친구.

 

ㅎㅎ 활달 스럽게 이야기 하는 친구를 생각하니

어쩌면 대견스럽기 까지 하다. ㅋㅋ

때론 얶메어 누르는 설움을 이야기 할 때도 있고

발목에 보이지 않은 끈을 조금이라도 느슨하게 풀고 싶은 이야기도 있고,

혼자의 시간을 허락지 않는 삶에 대한 이야기..

 

오래 주고받았던 이야기 중에 느껴지는 것

표현 못하는 사대부 조선시대의 여인의 보여 지는 삶처럼

안타까움과 탈피하지 못하는 삶에 대하여

나무램 과 용기와 시대적 흐름의 지혜로 이겨나가길

횡설수설.. 이야기 한 적이 많았는데...ㅎㅎ

 

나 역시 살아가는 힘든 이야기며

조언 받고픈 여자들의 마음 이야기.

가끔 갈등을 격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하곤 한다.

그러다 보니 이젠 속마음까지 알아버릴

마누라 같은 친구가 되어 버렸다. ㅎㅎ

 

멀리 서울에 살고 있지만

가끔 목소리만 들어도 살아가는 모습을 알 수 있는 목소리며

스스럼없는 이야기로 위로가 되는 마음에

친구가 늘 가까이 있는 것 같아 좋다.

 

언제 얼굴한번 보냐?

이러다 쭈그렁 할매, 할배 되어 못 알아보는거 아녀?

그러게~~ㅎㅎ

얼굴 본지도 참 오래 된 것 같다.

몇년전 연수 출장 때 잠간 보고는 못 보았으니..

씨익~ 웃는 얼굴이 선하다. ㅎㅎ

 

나이 들어 갈수록 서로 편하게 배려하며 살아 갈수 있으면 좋은데

간단한 것 같지만 그것이 마음대로 안 되는가 보다.

나 역시 그러하지만..

어쩌다 전화가 오면 눈을 가재비 눈처럼 흘기며 오해하며 쳐다보는 마누라

누가 목소리 더 큰지 내기 하듯 ㅋㅋ 살아가는 세상

에고~살아가는게.... 뒤에 생각을 하면 할수록 우습다.

 

친구가 있어 좋다.

자주 볼수 없는 친구이고 멀리 떨어져 있는 친구 이지만

가끔 전해오는 목소리와 그 삶에 이유 없는 기쁨이 있다.

앞으로도 현명하게 잘 살아 가기를 바래 본다.

 

 

유월

어제 비와 흐리던 날씨에 꽃밭과 몇포기 심은 수박, 고추 묘종에 비료를 주고

아침 일찍 바라본 곳

잡초들이 꽤나 많이 자라났다.

잡초를 뽑으며 피어난 조그마한 야생화.

미니 장미가 이쁘게 피어있어 얼른 카메라 들고 가까이 가 본다.

난실에도 들려보니 제법 신아들이 뽀쪽 거리며 표토를 뚫고 있다.

이제 조금 더 있으면 볼거리 많고 신이 나겠다. ㅎㅎ

 

오늘은 느긋한 날이라 블로그에 사진 올릴까 생각을 하다

어제 전화 온 친구가 문득 생각나

더 잊어버리기 전에 글을 써 본다.

 

친구나 그리고 나. 아니 모든 사람들

아침 유월의 햇살처럼 밝고 소중한 한달이 되었으면 좋겠다.

 

 

2011.6.1

 

 

사찰 대원사 에서 얻어온 미니 장미꽃이쁘게 피어난다.

 

 

어릴적 잎을 한큼 띁어 먹어 신맛이 있었는데

자주 먹었던 기억이 있다.

 

소심 들의 신아

분갈이 한 작은분들에 신아가 나와간다.

 

 

 

두화소심

올해 세력을 더 받으면 내년쯤에는 꽃을 피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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