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를 찾아서..
성산 일출봉에 무지개가 서렸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어서 인지
무지개가 서려있는 오름을 담고 싶었다.
어느덧, 비 오는 하늘을 기다렸고 하늘을 쳐다보게 되었다.
어느 날 아침,
문득, 무지개가 서릴 것 같은 예감에 사진기와 가방을 들고 용눈이 오름을 찾았다.
오랜 시간 동안 하늘을 보고 오가는 구름을 보고, 햇살을 바라보며 ..
장마철 짖궂게 내리던 비와 오락가락 하는 정처없는 날씨에 신체리듬도 덩달아 뒤죽박죽 이었지만
간간이 내려주는 비도 반가웠고 들녁에 불어오는 바람 모두가 시원한게 좋기만 하다.
그렇게 오랜시간 사방을 둘러보며 무지개가 나타나기를 기다렸지만
끝내 무지개는 나타나지 않았고 실망스러운 마음으로 발길을 돌리며
상상속의 무지개를 떠 올리며 오름과 조합을 시켜보며 나름대로의 그림을 그려본다.
당직을 위한 출근을 서둘러 하고 제주시 로 운행 하던 중 비가 세차게 몰아친다.
갑자기 내려치는 게릴라성 비에 제주시의 뜨겁던 열기는 조금 가라 앉는듯.....
차량들의 거북이 운행과 퇴근차량 들로 붐비는 도로
저녁햇살은 비 오는 와중에도 간간이 따갑게 내려온다.
도심지속에 가쁜 일상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 뛰며, 종종걸음으로 길을 바삐 오간다.
우산을 펼쳐 같이쓰고 가는 사람들,손으로 머리를 가리고 뛰는 사람들,
우산없이 뛰어가는 사람들의 모습 속에 살아가는 바쁨이 보인다.
무지개 생각에 창밖을 바라보는 나의 눈에
가려진 가로수 사이로 고운 무지개가 선명하게 나타난다.
아차차~~ 저걸 찍어야 하는데...
신호에 막히면 빌딩과 가로수에 가려져 무지개는 안 보이고
신호가 트이면 무지개 볼 염두 조차 낼 수 없는 도로의 복잡함.
저절로 원망 아닌 원망의 소리가 나온다.
좀 일찍 서리지....
이게 뭐야~~아침부터 기다린 무지개 인데...
복도 지지리 없네..
왜 앞의 차들은 빨리 안 가는 거야? 느림보 운행을 하는 차를 보며
괜스래 욕이 나온다.
이러다 무지개 사라지겠네..에이~xx
어라? 차선 좀 지키고 가든지..초보면 좀 이따 나오든지..쯧쯧...
그 비오는 와중에도 전화기 잡고 깔깔대며 웃는 젊은 운전자.
핸들 놓칠까바 두손으로 꼬옥 부여잡고 오로지 앞만보는 아지메 운전자
애기 안고 노숙한척 운전하는 앵경낀 중년의 남자.
그들 모습을 보니 괜스레 열이 받는다.
무지개 사라질까 노심초사 .
사무실 도착 하자마자 하늘을 바라보니 다행히 무지개는 있었는데
그 선명함이 아까 본 것 만은 못하였다.
그래도 아주 오랜만에 만난 무지개 인데..이 정도도 행운이다.
비가오든 말든 서터를 눌러댄다.
어느정도 누르고 난다음 , 그제 서야 휴~~안도의 숨이 나온다.
사무실에 출근하면서도 기분이 좋다.
출근을 하여서도 미련이 남아 베란다 쪽을 바라본다. 베란다에 나가며 혹시나~~ ?
이크~저게 뭐야?
선명한 무지개가 가까운 곳에서 하늘로 치솟고 있다.
얼른 사진기를 가지고 요리조리 담아간다.
아까 담은 것 보다 더 찐하고 이쁜 무지개..
그제서야 쩝...아까는 괜히 비 맞으면서 찍었네..
그래도 이정도면 다행 이지 뭐~~
혼자 중얼 자아만족을 느껴본다..
블러그에 사진 올려놓고 요리조리 무지개를 바라본다.
참으로 오랜만에 보는 무지개가 멋있다.
그리고 처음으로 담아본 무지개의 모습에 내가 대견 스럽기 까지 하다.
우하하하~~나도 무지개를 찍었다.
석양의 햇살에 비춰져 붉게 빛나던 구름들의 모습,
굵게 선명하게 바로 앞에 서린듯 하늘을 치솟은 무지개...
가려진 무지개의 아쉬움을 뒤로 하며 다시 무지개 앞에 서 본다.
그 후 무지개가 있는 오름 풍경을 찍으리라는 생각에
날씨를 보며 기상정보도 보고 분석하고..
안하던 짓을 하며 혼자만의 오름을 이어간 무지개를 그려 본다.
에휴~~이제 장마철 지나면 구름 끼어 비 오며 햇빛 나는 날이 거의 없을 건데...
그러면 다시 무지개 보기는 틀렸는데...
미련을 못 버린 생각에 하늘만 쳐다 본다.
어느 날 조금 무심했던 난 들을 정리하기 위하여 난실에 머무르는 날 새벽
오랜만에 하나하나 난을 살피며 정리 하던 중 ,
환풍 구멍으로 보이는 무지개 빛 !!
어? 난실을 나서 바라보는 하늘에 길게 무지개가 서려 있다 .
얼른 사진기 꺼내들고 무조건 담아본다.
사라질까..누가 훔쳐갈까?
서두르며.. 바쁜 마음에 한 장소 에서 여러장 담아본다.
보고 또 보아도 길고 멋있게 하늘을 그은 무지개
그 색과 모습이 너무 이쁘다.
그래서 인지 심통이 난다.
하필이면 오늘 같은 날 또 나타날게 뭐람?
이그~~오늘은 아침 일찍 출근 해야 하는데..
아니면 오름으로 달려가 멋진 모습을 담아 볼건데....
이그~~정말 복두 읍다 엄써~~
누가 들어 주는것도 아닌데 혼자 중얼 거리며 미운 무지개를 바라 본다.
그래도 어쩌랴? 부랴부랴 서둘러 출근준비하고 나선 도로 에서 바라본 무지개,
하늘에 반쯤 걸린 무지개 ..사라질 듯 무지개는 아직 서려 있다.
앗싸~~얼른 내려가서 바다와 연결된 무지개를 찍어야지.
"부우웅~~" 악세르다 밟는 발끝에 힘이 들어간다.
중산간 도로길 ,
밀감 방풍과 집으로 무지개가 다 보이지 않는 산간을 빠져 나오자
바다위쪽에서 오름쪽으로 서려 있는듯 무지개 빛이 보인다.
다녀본 길이라 머리가 컴퓨터 이상 회전되며 돌아가 멋진장소가 떠오른다.
맞아~!!! 거기가면 오름도 바다가 보이는 곳에 무지개도 보일거야...
일주도로에 들어서니 오늘따라 무슨 차들을 그리 막히는지..
또 뒤 따라 오는 차들은 왜 그리 많은지..
1차선 좁은 도로라 길가에 차를 세울 수가 없다.
에고고~~ 젠장~~~
생각한 장소에 가볼려니 좁은 도로에 나오는 차로 떠억 가로막고 있고
어쩌지? 아하~조금 더가면 거기도 좋을거야 .
그쪽으로 부웅~~달려가 보니 신축건물로 공사중....모든게 엉망으로 배경도 안맞고 ..
조금만 더 가보자..조금~ 더 가면 좋게 보이는 곳이 있을거야...
혼자만의 위안으로 장소 물색에 정신이 없다.
차운전 하랴 무지개 보랴~~
눈 똥그랗게 뜨고 자리 물색 하다보니...
어느새 무지개는 사라지고..
그제야 벙~~뚤린 도로 ~~@@
아쉬움으로..
아까 배경이 안 좋아도 바다위에 보이던 무지개라도 찍을 걸~~
뒤 늦은 후회..
그 오름 쪽에 떠있던 무지개 ...집과 전봇대...나무로 막힌듯 안 좋아도 그냥 담아 볼 걸~~
이 생각 저 생각 하며 아쉬운 출근을 한다.
아직 기회가 있으면 오름 위의 무지개를 담아 보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찍어온 사진 블러그에 올리고 가만히 들여다 보며
기쁨 보다는 나에게 전해오는 메시지를 듣는다.
"너는 아직도 멀었다“
지금까지 너는 어떠한 욕심으로 어떻게 하였는지 아는가?
기다림으로 때 를 기다리다 보면 만날수도 있는 것 ,
그런 마음 처음부터 라면 나는 남을 원망하고 나의 입에서 욕설은 안 나왔을 것을
혼자 기다림에 아쉬움은 있겠지만 인생 종 칠려고 그리 운전하지는 않았을 것을..
욕심이 과 했다.
담고 싶은걸 욕심으로 다 담을 려고 하지 말고
보이고 나에게 주어지는 것만 이라도 담을걸..
나의 인생길의 한 단면이 아닌가..
아니라고 부정을 하겠지만 내가 했던 그 모습들.
내 자신 모르게 그리 살지 않았나 싶고 남에게 그리 보이지 않았나 싶어 우울해 진다.
맞다..
하나의 조그마한 과욕 때문에..
무지개를 기다리는 마음은 남이 생각하지 못할 욕심 이라면
무지개를 찾아 달려가는 내 모습은 과욕 인 게야..
생각할수록 어이가 없다.
하늘을 바라보며 무지개를 찾아 다니다 보니
중반이 넘은 나이에 또 하나의 깨달음과 배움을 얻고
다시금 뒤를 볼아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다시 찾은 난실
간만에 난들과 대화를 하면서 내 자신을 추스려 본다.
언제 꽃을 피웠는가....
꽃대를 내밀고 향기를 내 뿜는 난...
눈여겨 바라보지 못한 내 소홀과 예전처럼 다듬어주지 못한 미안함...
과욕심 에 돌봐주지 못했던 미안한 마음 ..
난에 흠뻑 물을 주면서 잎세 를 다듬어 본다.
그리고
멍청했던 욕심에 내 머리통을 쿵쿵 때려본다.
이그~~이 멍청아~
넌 아직 멀었다~~ㅎ
무지개를 찾아 다니던 길가.
비오는날 두리번 거리지만
한결 마음은 느슨하다.
내게 보여지는것과 담을수 있는것은 행운이다.
성현들의 말씀대로 순리대로 살아가면
내가 살아가는 동안..내가 등질때 나의 후손들에게 이야기 할것이 있을것이다.
아직 먼 머리통..
다시 쥐어 박으며 모든일에 최선을 다 한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여 본다.....
201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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