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자욱한 시골의 아침은 포근하다.
밀감나무와 방풍림의 가지를 감싸 안아 멀리보이지 않는 도로 위,
길가에 벚꽃 들이 피어난다.
봄비를 맞아 부쩍 피어오른 벚꽃들이 뿌연 안개 속에 피어올라
아침의 시골길을 정겨웁게 한다.
돌담길 따라 피어난 유체 꽃의 노오란 빛
차량의 뒷 바람을 맞아 흔들거림 에 길게 펼쳐진 도로가는 노란 물결 가득이다.
분홍빛과 노란빛이 밀려드는 안개속의 봄날,
4월을 맞이한다.
수확한 농지위에 채 걷어지지 않은 비닐들.
길게 평행선을 그은 듯 휘어진 곡선을 그으며 내려오고
밭 옆 돌담사이 먹구슬 나무에 지어진 까치집 하나..
어릴 적 먹어본 먹구슬 열매의 쓴맛을 생각하게 한다.
봄비가 곱게 내린다.
바람 없어 일직선으로 떨어지는 빗줄기가 누렇게 변했던 대지의 생명을 깨우고 있다.
푸릇 돋아나는 잡초들의 푸르름 은 누렇게 퇴색된 틈에서
한층 더 봄의 기운을 전해주고
안개비 내리는 봄날의 아침을 포근하게 만든다.
곱게 내리는 비를 바라보자니 어릴 적 기를 쓰며 외웠던 시가 생각나
맞는지 모르지만 중얼 거려 본다.
가만히 오는 비가
낙수 져서 소리하니
오마지 않은 이가
일도 없이 기다려져
열릴 듯 닫힌 문으로
눈만 자주 가더라........
봄날의 기다림은 그리움인가 보다.
안개비 속의 봄의 꽃들
연분홍 빛의 꽃잎
연두빛 속살을 담은 빛
하얗게 펼쳐진 꽃잎
나름대로의 그리움이 있나보다.
이런 날이라면
무작정 올레 길을 걷고 싶다.
봄비 맞으며 꽃을 바라보며..가슴이 적시어 오도록 그냥 걷고 싶다.
생각 없는 자유인이 되고 싶어진다.
책상머리에 앉자 올레길 걷는 이들은 생각하니 부러워진다.
이 운치 있는 봄날의 아침
나두 가고 싶다.
근데..
어쩌란 말인가..
먹고 살아야 하거늘~~~~ㅎ ㅎ
20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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