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창가에 앉자
물끄러미 창밖을 내다본다.
내가 즐겨 찾는 이곳은
조그마한 나의 공간이기도 하다.
담배연기에 나 혼자 생각을 주로 하는 곳
눈치적 으로도 보면 편안한 곳이다.
좁은 공간에
아담하고 분위기는 없지만
그져 편안하게 나만의 공간으로
자주 찾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몇일전 의 생각이 난다.
언제나 쭈삣한 야자수의 잎과
바람에 흔들려 들려오던 소리
햇살이 잎세 사이로 들어오면
눈을 찡그리고 바라보던 창가의 야자수.
그런데 지금은 그 느낌을 받을수 없다.
외냐하면 그 야자수를 뽑아 버렸기 때문이다.
시원도 하고 섭섭도 하고...
오래전 조그만 야자수 한그루를 얻어
베란다 창밖에 심어 놓은 시간
커가는 모습이 새싹 마져 노랗게 올라와 보기가 좋았었고
내가 심어 놓은 나무가 커 가는데 뿌듯함도 있었다.
그런데 나무가 세월에 따라 커가자
그 위세와 모습이 보기 싫어진다.
바람에 실려 오는 야자수의 소리도 이상하게 들려오고
봄비가 내려앉는 소리도
포근함 없이...
야자수도 커져간 자기 모습 속에 모든게 흡족하지 않았나 보다.
있던 자리에 없어진 공간
훵 하니 비어있는 모습이 쓸쓸해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시원함과 커져간 나무의 비음을 듣지 않는것에 대한 위로?
창가를 서성이며 나를 생각을 해 본다.
나 역시
나이 들어가는 가운데 내 자신을 잊어 비음을 내고 살지는 않았나..
야자수 마냥 날카롭고 큰 가시를 내 보이며
위압감을 주는 모습과 웅크린 모습으로 살지는 않았나..
봄의 소리와 정겨운 바람소리..비의 소리 마져
듣기 싫게..거짓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나...생각을 해 본다.
커피 한잔을 들고
야자수 나무를 바라보며 머물다 가는 새들과 노래를 불렀던 그 자리에
이제는 시원한 하늘이 좀더 크게 보이고
하얀 구름 마져 보여..내 생각 이 조금은 넓어지는 듯
그 자리에서 머물다 다시 나를 찾는다.
시원한 그 자리
내가 머물수 있는 그 자리가 있어
뿌연 연기를 후~~불어 본다.
2009.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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