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사장을 거닐어 보면
마음의 무게를 알 수 있다.
깊게 파인 흔적은
짊어진 삶의 무게만큼이나 눌러지고
사뿐한 흔적은
비워진 마음만큼 옅게 한다.
육신의 의지와는 달리
버거운 모래 길에는
삶의 희비가 교차하듯
마음의 무게가 새겨진다.
그 길에서
걸음 가볍게 바둥대는 욕구는
비워내지 못한 무게만큼이나
더 깊어간다.
저만치 걸어간 뒷길에
깊게, 얕게 새겨진 발자국.
더 가야할 길 위에
세속의 파도가 있는 것을 모른다.
비워낸 무게는
그 모래위에 작은 흔적으로
깊게 파인 흔적 없이
사푼한 길이 될 것이다..
2014.6.16
성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