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모습 보자구나.
한 해가 기울어 가면
蘭 들도 잠을 자기 시작한다.
하나둘 꽃봉오리를 안고 피어날 날을 위해
깊은 잠에 빠져 든다.
어찌 보면 인간의 새 생명을 잉태하여
세상 빛 을 보는 날과 비슷하다.
꽃봉오리가 생겨 피어날 날이
기간으로 보면 비슷하다.
보통 8.9월에 꽃을 품고 이듬해 3.4월이 되어야
꽃을 피우기 때문이다.
흔히 꽃을 기다림, 난은 기다림의 美學 이라 한다.
인내와 정성으로 서두름 없는 기다림
꽃을 피워 보기까지의 마음은
궁금한 마음의 성급함과 조바심을 이겨내는 인내력이 필요하다.
난실에 앉자 난들과 대화를 한다.
처음 만났던 순간이며 모습, 내 곁에서 자라난 新芽들이며, 피어난 꽃들,
풀 같은 식물, 난을 바라보며 과욕의 결말과 정성의 보답. 나태함과 성급함.
많은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또 배워준다.
그러기에 蘭 을 聖草 라 부르는지도 모른다.
愛蘭 생활을 한지 25 여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부족함이 많다.
한때는 一攫千金 의 妄想 에 사로잡혀 죄 없는 蘭 을 구박하고
내 자신이 변해 가는 것도 모르고,
성급함에 피어날 꽃들을 망가트려 蘭 마저 죽어가게 만들었으니..
살아가는 동안 부딪겨 가는 인생의 많은 일과 닮아
이제, 다시는 그러지 않으리라는 그 마음이 난을 통해 배우는 진리가 아닌가 생각한다.
蘭을 곁에 두고 보면서 오래전 어리석음을 깨달은다.
蘭香과 같은 삶
은은한 향기처럼....
멀리 퍼져 많은 사람들이 맡을 수 있는 蘭香 처럼
인간의 내움 그 같이 살며시 주고 싶다.
난실에 앉자 대화 한다.
수고했다, 고맙다,
내년 3월에 고운모습 보자구나.
201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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