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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낙서장/ 蘭 과함께 낙서

난을 가까이 두고 살아 간다는 것,

 

난을 가까이 두고 살아 간다는 것,


난을 바라 볼 때 마다 지난날이 생각나 그들과 같이 대화를 하여본다.

스쳐 지나가는 기나긴 이야기는 나를 조금 더 젊게 만들며 웃음을 주곤 한다.

애란인 이라면 저마다 격은 에피소드가 많을 것이라 생각을 해 본다.

 

가슴을 짜릿하게 또는 뭉클하게 만들게 하는 난과의 만남과

사생결단을 한 듯 가시, 덤불을 헤치며 온몸에 피가 맺치던 기억들,

때론 길을 잊어 헤매다 원점으로 몇 번이나 되 돌아와 뒷골을 서늘하게 만들었던 기억들..

생각할수록 생생함 속에 피식거린 웃음 속에 난을 바라보곤 한다.


제주동양난회 전시회가 2010. 3월,     20주년을 맞이하였다.

되돌아보면 그리 짧은 시간만은 아니다.

앞으로 같이 가야할 시간도 많이 남겨졌지만 난을 취미삼아 살아온 길 20여년

고인이 되어버린 회원도 있지만 그 시절 같이 만나 같은 길을 걸어온 회원들.

 

조금씩 주름이 지어가는 그 모습이며 중년이 되어 같이 나이 들어가는 모습들

그들의 모습 속에는 난이 좋아 기뻐하는 모습이며 산야를 헤매던 모습이 보인다.

그 속에 웃음이 있고 애란 인으로서의 정감이 베어 나온다.


난을 벗 삼아 건강하게 살아가는 모습들

난 취미생활을 잘했다고 몇 번이나 되새겨 보며 그 들과 함께함이 너무 좋다는 생각을 해 본다.

지나간 시간들..그 속에 제주동양난회 의 역사가 있고 우리들의 웃음이 있다.

때론 좌초와 허망함, 배반의 아픔도 있었지만 살아가는 생애에 격어 야할 삶을

난을 통하여 알지 않았나 싶다.

 

과욕에 눈이 멀어 실패한 시간 이며, 우쭐대며 자랑으로 허세 부리던 시간

어리석음을 알았고 다시는 그런 과오가 되풀이 되지 않게 살아 갈려는 의지를 작은 풀 한포기 난을 두고 배운다.

아직도 다 져 버리지 못한 것 들 조그마한 미련이 있기에 나머지 인생길도 난을 벗 삼아 살아 갈려 고 한다.

난들이 있기에 지나간 기억 속에서 웃음을 찾을 수 있고 내 곁에 있기에 그들을 보살피며 많은 사람들에게 난의 아름다움과 작은 향기를 주고 싶다.


난을 바라보며 잊혔던 기억

웃음이 있던 그 시절로 되돌아 가본다.

“형님” 발에 무얼 달고 왐수 가?(형님 발에 무얼 달고 오십니까?)

산길을 걸어 먼저 좀 넓은 공터에 도착한 회원이 맨 뒤에 따라오던 형님 뻘 되는 K사장에게 들어본다.

무시거?(뭐?) 눈길을 접한 바지에 달려 있는 것.

 

으악~!!! 청바지에 이를 꽂고 질질 끌러온 것..뱀,·뱀 이닷~!!!

비명소리와 함께 한발로 뱅뱅 돌며 땀을 흘리는 K사장

난리법석이 일어나는 도중에도 왠지 웃음이 나오는 이유

하하하하~~당해본 사람만이 그 고초를 알리라.

용감하고 능수능란한 회원의 도움으로 뱀을 제거하고 털썩 주저앉은 K사장

얼굴에 흐르는 땀은 닦으며 휴~~·큰 안도의 숨을 쉰다.

 

우습기도 하고 걱정되기도 하고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터져 나오는 웃음 속에

한마디씩 던진다.

그거 같이 집에 갈려고 왔는데 그냥 가져 갑써~ㅎㅎ

흐미~~영양가 있는 건데...

아니? 발에 무슨 감각도 어십디가? ㅋㅋ

앞으로는 맨 앞에 앞장서 갑써~~한마디씩 던지는 농담과 웃음 속에 Y왈

“허~~그놈의 것 끌러 오젠 허난 고생 했쭈~~허허~~웃는 그 모습이 지금도 보인다.


손이 시려 따스하게 먹고픈 캔 커피

이거이~~데워서 먹으면 더 좋아~~

음식에 일가견이 있는 G사장의 말에 모닥불 위에 캔을 올려놓고 기다린다.

뜨끈한 커피를 생각하며 한참을 기다린 후 캔을 따는 순간

퍽~~!!!  앗 뜨거~~~   !!!   캔 커피가 폭발해 하나도 남지 않은 커피

다행이 크나큰 화상도 없이 그걸로 끝났지만 그 뒤에 들려오는 웃음과 책망

하하하~~그 상황에서도 이어지는 웃음소리 이제도 들린다.


오리는 말이여~·

진흙에 싸고 진흙구이 해 먹어야 제 맛이 난다~

일가견이 있는 사장님의 소리에 꿀꺽대며 진흙을 바르고 모닥불 속에 맡긴다.

조금·조금~더 있어야 다 익어서 맛이 난다며 기다린 시간

침을 꿀꺽 삼키며 진흙구이 오리를 개봉하는 순간·,,

 

얼라? 새까맣게 타서 먹을 것이 없는 오리

에혀~~이게 뭐꼬?  일가견 사장님의 핀찬으로 이어진 사건

침만 흘리며 바라보았던 그 일과 그 사장님의 표정..이제도 보여 진다.


돼지고기는 이렇게 해야 맛이 더 난다고~~~

나무 꼬챙이를 만들어 돼지고기를 끼우고는 모닥불 속으로 내 던진다.

누구 할 것 없이 따라서 주섬주섬 끼우고 잿더미 속으로 던져 덮고는 그 익어가는 냄새 에 코를 벌름거리며 기다린다.

꺼멓게 타고 재가 묻힌 돼지고기를 꺼내고 입으로 후후~재를 털어내고 낼름 입안에 넣고 씹어 보는 맛.

 

손과 얼굴은 꺼멓게 색칠되어가고 그래도 그 베지근 한 돼지고기의 맛에 소주 한잔 맛이 너무 좋다.

껌정 재가 묻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웃음으로 같이한 그 시간

군침이 돌며 그 맛을 또 느껴보고 싶어진다.



2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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