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하늘에서 떨어 지는듯한 착각이 드는 물줄기에 폭포아래에는 바닥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깊은 소가 형성되어 있다. 또한 천지연폭포와 주변의 계곡에는 천연기념물 제 163호로 지정된 담팔수 자생지다.
담팔수나무는 우리나라에서 안덕계곡,천제연, 효돈천 등 제주도 남쪽해안과 섭섬, 문섬 등에서만 자라는 귀한 식물. 이외에도 가시딸기 송엽란 등의 희귀식물과 함께 계곡 양쪽에 구실잣밤나무, 산유자나무,동백나무 등이 난대성 식물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있어 천연기념물 제182-8호로 별도 지정보호되고 있다.
이 천지연난대림지대를 따라 나있는 산책로를 1km쯤 걸어 들어가면 웅장한 소리를 내며 떨어지는 폭포기암절벽 위에서 우레와 같은 소리를 내며 쏟아져 내리는 하얀 물기둥이 바로 천지연폭포이다.
높이 22m, 폭 12m에 이르는 폭포가 절벽 아래로 웅장한 소리를 내며 세차게 떨어지는 모습이 장관이며,천지연폭포 계곡에는 천연기념물 제163호 담팔수나무가 자생하고 있고, 희귀식물인 송엽란, 구실잣밤나무, 산유자나무, 동백나무 등의 난대성 식물들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하늘과 땅이 만나서 이룬 연못이라 하여 천지연이라 부르기도 한다. 특히 밤에만 주로 활동하는 천연기념물 제27호 무태장어가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천지연에 대한 전설은
옛날 이조 중엽쯤 일이다. 이 곳 서귀포는 당시에는 서귀진(西歸鎭)이었다. 이 마을에 얼굴이 어여쁘고 마음이 고우며 행실이 얌전하다고 소문이 난 한 여자가 살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순천이라 했는데 동네 여러 총각들이 그녀를 마음에 두고 있었다. 그러한 총각 중에 명문이도 그 중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마음씨 곱고 얼굴이 예쁜 순천이는 나이 열아홉살이 되자 부모님이 정해준 대로 이웃 마을 법환리 강씨 댁으로 시집을 가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되자 서귀진 모든 총각들이 서운한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었다. 더구나 명문이는 하늘이 내려 앉은 듯하고 땅이 꺼져가는 듯하여 그 마음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아팠다.
그로부터 그의 생활은 형편없이 흐트러지기 시작하였다. 술과 노름과 싸움과...., 그런 일로 답답한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그러기에 이제는 사람들도 명문을 이상한 눈으로 보기 시작하면서 꺼리었다. 차차 명문은 사람들로부터 멀어져 갔다. 그럴수록 그의 생활은 점점 더 흐트러져 갔다.
한편 시집을 간 순천은 정말 요조숙녀로서 여자의 도리를 다하는 가운데 화락한 결혼생활을 하면서 동리 사람들의 칭송을 한몸에 받고 있었다. 시부모에 대한 효도와 시집 일가에 대한 예의 범절이며, 남편에 대한 공경은 온 말을 사람들의 본이 되었다.
집안 일을 정성껏 처리하고 일가와 시댁식구들간의 화목을 도모하고 동네 사람들과 화락하게 지내어 일가 친척들은 물론 온 동리에서 소문난 며느리로 정말 시부모와 시동기간에 칭찬이 자자하였고 남편의 사랑을 온몸에 받으며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게 되었다.
그와는 정반대로 그 청년 명문은 밤낮 술과 도박으로 나날을 보내는 가운데 이제는 부모들에 대하여서도 행패를 부리기 시작하였다. 큰 재산은 없으나 부지런히 일하는 덕분에 살아가는 처지인데도 부모에게 노름 밑천을 대어 달라고 앙탈을 부릴 정도로 막되먹은 존재가 되었다.
어느 가을이었다. 순천은 햇곡식으로 빚은 술과 떡을 마련하고 오랫만에 친정나들이를 떠났다. 오랫만에 와보는 친정이었다. 지척지간에 있으면서 그렇게 오랫동안 드나들지 못했던 친정이었다. 그녀는 흐뭇한 마음으로 친정집으로 갔다. 그런데 그녀가 친정집에 가는 걸 명문이라는 그 건달이 멀리서 봤던 것이다.
명문이는 서귀진에서 법환으로 이르는 천지연 입구에서 그녀가 돌아가는 것을 기다렸다. 날이 어슬어슬 할 즈음에 순천이는 친정집을 나섰다. 눈 앞에 보이는 법환이니까, 얼른 갈 수 있으려니 생각했던 게 그만 해가 가는 줄도 모르고 늑장을 부린 것이 되어 버렸다.
순천이는 조마조마하면서 걸음을 빨리하였다. 아무 생각도 없이 발끝만 바라보며 걸음을 빨리 옮겼다. 그래서 그녀가 천지연 폭포 바로 위에 이르렀을 때였다. 명문이가 불쑥 나타났다. 얼굴은 벌겋게 술기에 멍들어 있었고 눈은 휘멀거니 디룩디룩 굴리고 서 있었다. 처음에는 그가 누구인지 몰라 순천은 아무 생각도 하질 못했다.
"순천씨, 나를 모르겠어요."
순천은 깜짝 놀라며 상대방을 보았다. 이렇게 외진 곳에서 험상궂은 남자를 만난다는 일에 소름이 오싹 일었다. 순천은 대답을 못하고 바들바들 떨기만 하였다.
"나요. 나 명문이요."
순천은 정신을 차리고 앞에 버티어선 사람을 물끄러미 바라다 보았다. 안면이 있는 사람같기도 하였다.
그 순간 순천의 마음이 뛰기 시작하였다. 상대방을 보니 전에 같은 동리에 살았던 총각이란 정도는 알고 있다. 그러나 서로가 이렇다할 이야기가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런데 이제 사랑이니 뭐니 하는 말이 도무지 놀랍기만 할 일이었다. 순천의 몸이 떨리기 시작하였다.
"난 당신없이는 살 수 없는 사람이오. 난 당신없이는 죽어 버릴 작정이오."
이렇게 소리치며 그 청년은 여자의 손을 와락 잡는 것이었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애걸하다시피 다시 말하기 시작했다.
"순천이 나와같이 살아, 나 순천이 없이는 살 수가 없어요." 점점 손을 더 힘주더니 눈에 이상한 빛이 이글거리기 시작하였다.순천이는 그냥 겁에 질려 아무 말도 못하고 오들오들 떨기만 하고 있었다.
"나는 이제 남의 아내가 된 몸이오. 이게 무슨 행패에요."
순천은 사정하는 얼굴로 가느다랗게 겨우 말을 하였다.남자의 목소리가 이상하게 변하면서 그의 입가에는 비웃는 듯한 웃음이 번졌다. 순천은 사태의 급박함을 느끼고는, "이 손을 놔요. 그렇지 않으면 소리치겠어요." 눈을 부라리고는 남자를 향해 반항하며 말했다.
"악, 사람 살려요." 여자는 있는 힘을 다하여 비명을 질렀다. 그때였다. '우르릉'하는 소리와 함께 바로 아래 천지연 물에서 무엇이 솟구쳐 올라오더니 순식간에 여자를 붙들고 있는 명문이를 후다닥 나꿔채고는 하늘로 솟아 오르는 것이었다. 여자는 너무 순식간에 있었던 일이었기에 그만 깜빡 정신을 잃었다가 다시 깨어났다. 하늘이 환하게 밝아 있는데 한마리 교룡이 올라가고 있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순간 이렇게 손을 모아 하늘을 향해 자그만 목소리로 외치면서도 그녀의 귓바퀴에는 자기에게 사랑을 호소하던 그 젊은이의 목소리가 자꾸만 들려왔다.
그리고 다음 순간이었다. 하늘을 향해던 하늘로 올라간 교룡이 마지막 모습을 바라보던 그녀가 다시 정신을 차리고 눈을 자기 주위로 돌렸을 때였다. 아, 이것은 정말 놀라운 일어었다. 반짝이는 구슬이 그의 발밑에 구르고 있었다.
"이거. 여의주 아닌가."
여자가 소리를 지르며 구슬을 손에 넣었을 때 그것은 바로 임자를 만난 듯이 그녀의 손바닥 안에서 가만히 반짝이고 있었다.
"하느님, 제게 이것을......"
그녀는 그 여의주를 가지고 밤길을 걸어 시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는 그 저녁에 있었던 일을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다.
여의주를 몰래 간직하고 있는 그녀는 모든 일이 잘되기만 하였다. 집안이 차차 넉넉해 갔다. 아들, 딸을 많이두었고 아들들은 모두 똑똑하였다. 모든일이 형통하자 그 집안에 서나 일가에서는 이 모든 일이 며느리 덕이라고 칭송이 자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