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 넘는
해풍에 살랑살랑
돌담구멍 틈사이
숨어든 바람에 살랑살랑
여덟 잎 예쁜 코스모스 꽃
가을바람 속에
파묻히게 한다.
억새꽃 출렁출렁
파도 실은 너울 되고
맑은 햇살에 찡긋
초롱 한 동공에
빛나는 눈동자처럼
가을빛은
눈가에 찾아든다.
돌담길 가노라면
다투어 재롱부리는 꽃들
묵묵한 돌담은
패인 흔적만큼이나
오랜 세월
남 모르게
미소 짓고 있다.
가을 길의 미소는
멀리 한라산에서
하늘 구름에서
억새꽃 피어난
돌담에서
코스모스 살랑 이는 들녘에
가을햇살 타고 내려온다.
2012.10.17
구좌읍 김녕리
만장굴 입구에서 담다.